3D인식…영국 교사부족 심각

입력 2001-06-28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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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심각한 교사 부족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원노조는 교사부족으로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자 보충근무를 거부하는 단체행동에 돌입하는 등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수업을 하지못해 아예 학생들을 집으로 되돌려보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영국은 러시아와 불가리아 등 동유럽에서 외국인 교사를 초빙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교사부족=영국의 상당수 학교는 지난 3월부터 교사부족으로 수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입스위치의 홀리웰스하이스쿨은 교사부족으로 지난 3월 학생 200여명을 오전수업 중간에 귀가시킨데 이어 600여명이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홀리웰스하이스쿨은 그간 교감이 여러 학급을 도서관에 모아놓고 수업지도를 해오는 등 곤란을 겪어왔다. 이학교 배리 웹턴 교장은 "교사부족으로 단축수업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런던 루이샴의 레인지필드 초등학교도 교사부족 사태로 수업차질을 겪은 후 시간표를 다시 짜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영국 교육당국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모두 9천여명의 교사를 확보해야 하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학부모들 역시 국가가 공교육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꼬박꼬박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며 항변하고 있다. 10여년전부터 시작된 교사부족사태는 결국 교육의 질을 형편없이 추락시켜 영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천대받는 교사직=영국의 교사직은 3D업종에 속한다. 업무량은 엄청나게 많은데 비해 임금은 대체적으로 낮은 편.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 연봉은 3만3천달러(한화 4천200만원)가량으로 스위스(6만2천52달러), 네덜란드(4만6천148달러), 벨기에(4만1천977달러), 독일(4만1천745달러), 프랑스(4만1천537달러) 보다 크게 적다. 게다가 상당수 교사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교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교사연맹(NUT)과 전국여교사연맹협회(NASUWT)는 런던과 돈카스터 지역에서 지난 4월 단체행동을 통해 공석으로 남아있는 보직의 직무대행과 3일 이상 결근교사 대리근무를 거부했다. 15년만에 최대규모의 교원 단체행동이 시작된 것이다. 런던과 돈카스터 지역에 있는 학교중 3분1에 해당하는 약 1천개교가 교사들의 단체행동으로 수업에 차질을 빚었다.

◇외국인 교사 수입=초등학교 등 각 학교는 교사난 해결을 위해 교원 증원에 나서고 있으나 지원자가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 글루세스터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9명을 채용하기 위해 수천달러의 비용을 감수하며 세차례나 채용광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어 결국 러시아에서 교사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학교 주임교사인 존 만씨는 "동유럽에서 교사채용 광고를 내자 대학교수까지 지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학교 채용광고에 러시아와 불가리아에서 각각 200명과 400명이 지원서를 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학교당국은 러시아와 동유럽의 교사자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교사들의 영어구사는 현지인들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으며 높은 학력과 성실한 근무태도 등으로 인기가 높은 편.

영국 교사 일자리를 위해 러시아의 페테르스부르그에서 온 이레나 레온티에바씨는 "높은 임금 등 보다 좋은 근무조건을 위해 영국에 왔으나 각 학교마다 학생들의 교사구타 등 폭력사태가 만연해 있다는 말을 듣고 초등학교 근무를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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