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화재 절도범 표적

입력 2001-06-28 12:23:00

전국 최다 문화유산을 가진 경북 지역이 전국 전문 절도범의 표적이 되고 있다. 범죄에는 골동품상, 회사원, 자영업자에다 심지어 승려까지 가담하고, 사찰 탱화, 서적에서부터 고가.제실의 문짝.놋쇠화로, 무덤 속 토기, 무덤 앞 석물에 이르기까지 무차별로 훔쳐 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0, 12, 18일엔 경주 강동면 모씨 및 안강읍 모씨 문중 재실, 예천 지보면 전모씨 집 등에서 고서적.병풍.놋쇠그릇 등 401점을 도난당했다. 특히 전씨 집은 잇따라 세차례나 침입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곳에서 골동품.문화재를 훔친 신모(47. 대구 평리동) 강모(46. 대구 불로동) 임모(48. 군위 부계면)씨 등 3명을 27일 구속하고 정모(51, 칠고 동명면)씨를 수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김모(40, 경기도 의왕)씨 등 2명이 상주 공성면 우하리 야산에서 조선시대 초기 분청사기 도요지를 도굴하다 검거됐다. 지난 19일에는 경주 동천동의 한 사찰이 관음보살 탱화 등 2점을 잃었고, 안동 골동품상 민모(41)씨 등 3명은 안동의 한 야산 무덤 앞 문인석 등을 훔쳤다가 구속된 바 있다.

승려 범인도 잇따라 붙잡혀 영주의 승려(44)는 일당과 함께 예천 보문면에서 석불입상을 훔쳤다가 검거됐으며, 두달 전에는 포항의 승려(53)가 삼국시대 도굴 문화재를 사들였다가 단속됐다.

문화재 사범은 경북경찰청 문화재수사대가 작년 9월 발대한 이후에만도 21명이 구속되고 19명이입건됐다. 경북도청은 지정 문화재 도난도 도내에서 9건이나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때문에 도청은 비지정 문화재를 수탁받아 보관할 각종 박물관 건립 및 단속반 편성, 1만4천명의 문화재 감시인 가동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범죄의 손길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종택에서도 무인경비 시스템에 가입한 독자적 보관고까지 운영하고 있으나 그마저 뚫리는 일이 잦아 보관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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