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재일 프로작가 유재순씨

입력 2001-06-27 14:15:00

◈"발로 뛰며 일본 캐모으죠"

"일본 교과서 왜곡문제를 둘러싼 국내외의 항의시위와 집회.서명운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인들이 그래도 그 교과서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20년간 르포작가로 활동해 온 유재순씨가 그같은 오늘의 일본을 발로 뛰며 스케치한 내용을 '일본은 지금 몇시인가?'(소담출판사)란 책으로 묶었다. 사실 우리는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흥분만 했지 그런 일본과 일본인을 너무도 모르고 있다. '일본을 캐모았다'는 이 사회리포트를 읽으면 그 궁금증이 조금은 풀릴까.

"일방적으로 일본을 비방하거나 찬양한 것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담았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바로보고,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잡히지 않을까요".

유학생활을 포함. 10여년 동안을 일본에 살면서 많은 일본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정치.사회.역사.문화를 토론하면서 나름대로 일본에 대한 개안(開眼)을 했고, 그 느낌들을 책으로 엮었다는 게 유씨가 밝힌 출간의 변이다.

'한의 민족'으로 자처하는 우리보다 일본인들의 한이 더 응어리지고 깊다면 놀랄 일이다. 유씨는 그것을 느꼈다고 한다. 일본을 제대로 보는 안목을 가지려면 일본인의 웃음과 눈물과 한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일본 호세이(法政)대학 객원연구원으로 한일여성교류사와 일본생활문화를 연구하다 잠시 귀국한 유씨는 "앞으로 3년 정도 더 일본에 머물 예정"이라며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을 '일본연구'에 쏟아 내용별 일본 보고서를 낼 계획"임을 밝혔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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