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이후 인구의 집중현상으로 생겨난 도시는 지금까지는 인구수용 논리에서 확산과 팽창을 거듭해 왔지만 미래에는 인간중심의 환경적 논리에서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물질문명에 의해 구축되는 대형도시(Metropolitan)가 머지않아 스모그에 태양 빛을 잃고, 밤과 낮이 없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죽음의 산성비만 음습하게 내리는 비참한 도시의 운명을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도시는 장기적인 계획과 지속적인 정책, 투자에 의해서 변모, 발전되어 가는 것을 아름다운 도시로 알려져 있는 파리를 통해 비교해 볼 수가 있다.
1853년 나폴레옹 3세는 도시 행정관 오스망에게 19세기 유럽의 가장 위대한 사업이라고도 일컫는 '파리 도시개조' 대역사를 위임한다. 당시에는 무모한 계획과 무차별한 문화의 파괴로 비난받기도 했지만 지금의 개선문을 중심으로 강력한 방사선 도시형태의 골격을 이루게 되었다. 그 골격 위에 과거 역사와 현대의 진보를 조화시키고, 도시의 맥락성과 질서를 위해 고층밀집 지구와 고층 아파트는 도시외곽지역에만 배치했다.
1980년대 미테랑 정부는 이런 근대도시의 바탕위에 10년 계획으로 대형 건축프로젝트정책을 실행했다. 과거의 도축장자리에 나빌레뜨 공원과 과학박물관, 음악도시를 만들었고 오래된 오르세 역(驛)을 보존해 시민미술관으로 개조했고, 옛 바스티유 감옥 자리에는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는 등 도시 문화공간화에 주력하였다. 최근 우리 정부는 일산.분당의 200만 호 아파트 도시의 성공(?)에 이어서 판교 위성도시계획을 발표했다. 남한 인구의 46%가 집중된 수도권, 인구의 25%가 밀집한 서울은 이상(理想)도시가 아닌 이상(異狀)한 아파트 도시가 될 수밖에 없기에 이제는 도시 개조론 이전에 국토 개조론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직 덜 완성된 우리도시의 청사진 여백에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자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와 동일할 것이며, 그것은 정신적 문화적으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도시환경일 것이라 생각한다.
건축가.경운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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