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제는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진석아, 고맙다".
26일 오후 경북대병원 5병동 7층 휴게실. 수술후 2주만에 아들과 첫 만남을 가진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간경화와 간암으로 사경을 헤매던 아버지는 아들의 간을 이식받고 생명을 구했다. 자신의 간을 떼낸 아들은 대구고 3년 전진석(18.대구시 상인동)군. 전군은 지난 12일 경북대병원에서아버지 학봉(49)씨에게 간을 이식하는 1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간이식후 가장 위험하다는 2주간 별다른 합병증과 거부 반응이 아버지에게 나타나지 않아 전씨 부자는 다음주 초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군이 간이식을 결심한 것은 중학교에 갓 입학했던 지난 96년. 직장생활을 하던 아버지가 간경화 판정을 받자 그 때부터 전군은 "아버지가 간이식을 해야 한다면 내 간을 내놓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전군의 아버지는 병이 깊어지자 지난 99년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치료에 전념했으나 간경화에 간암까지 겹쳤다. 지난 3월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최후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한창 공부해야 할 아들에게 불편을 줄 수 없다며 이식수술을 거부하고 완강히 버텼지만아버지에게 간을 주겠다는 아들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다 쓰러진 아버지를 위해 내 간의 일부를 떼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 아닙니까". 전군은 "아버지가 빨리 나아 가족들이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군의 담임 윤종대(41) 교사는 "진석이는 나보다는 항상 남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아는 모범생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너무나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전군을 위로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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