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여름 휴가 시기 선택권은 어느 직급 누구에게 먼저 줘야 할까?지난 22일 구미의 한 관공서에서는 20여명의 직원들이 휴가 시기 배정 문제를 안건으로 회의를 열었다. 전 같으면 간부·고참 등이 먼저 날짜를 잡고 나머지 중에서 하급직이 고르는 것은 물론이고 그나마 슬금슬금 눈치를 봐야 했었지만, 이날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회의 결과 초교생 자녀 2명을 가진 40대 직원이 맨 첫 우선순위자로 꼽혔다. 그 다음으로 결혼기에 들어 선 20대 후반 남녀. 50대인 간부나 고참들은 맨 뒤로 밀렸다. 간부 박모(57)씨는 "우리가 신참이던 시절에는 꿈도 못 꾸던 세태"라며, "요즘은 사회 전체 분위기가 이렇게 됐으니 젊은 직원들에게 순순히 양보할 수밖에 더 있느냐"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여느 민간 회사에서도 마찬가지. 김모(42)씨는 "휴가 순번의 역전현상은 이제 일반화된 새천년 풍속도"라며, "상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이들 성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크 기간을 선택해야 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지목돼 온 피크 기간은 오늘부터 시작된 장마가 끝나면서 학생들이 방학을 맞는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직장이 서로 다른 가족·친척·친구와 휴가 시기를 맞추기에도 이때가 가장 좋아서 직장들에서는 벌써부터 "누가 먼저 피크기간을 확보하느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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