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만의 극심한 봄가뭄이 단 사흘만의 비로 해갈되자마자 23일부터 제주·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본격 장마에 접어들어 다음달 하순까지 전국에 걸쳐 계속된다고 한다.
당장 이번 주말과 휴일엔 2호태풍 '제비'까지 중국으로 상륙하면서 주변의 많은 수증기가 남부지방의 장마전선과 합세하면서 큰 비가 내리겠다는게 기상청의 예보이고 보면 큰 수해가 우려된다. 특히 이번 장맛비의 특징도 최근에 잦게 있었던 '국지성 집중호우' 경향이라고 한다. 전체 강우량도 예년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자칫 최근년의 3차례에 연속된 수해이상의 피해가 나지 않을까 여간 걱정이 아니다.
건교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가뭄극복상황실'을 '재해상황실'로 바꿔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외엔 아직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각 지자체의 수해대처능력에 따라 예산지원의 차등을 두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겠다는게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수해대비책'이다. 가장 우려되는게 그동안 물찾기에만 바빠 여기저기 마구 파헤쳐 놓은 하천, 들, 산자락 등의 가뭄극복현장이 오히려 수해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라는 데 일선 행정당국은 유념, 가급적 빨리 정지작업을 펴는게 급선무일 것이다.
또 수천㎞에 달하는 물대는 호스나 흙더미 등이 그대로 하천에 버려져 물흐름에 이상을 초래, 예기치 못한 수해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다음은 3년째 수해를 당한 지역엔 아직 제방 등의 복구가 안돼 이번 장마엔 최대의 재앙이 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급하다. 수해가 날땐 당장 복구할 것처럼 했다가 지나가면 그만인 '늑장행정'의 관행이 빚어낸 재앙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급한대로 예비비를 총 동원, 응급복구라도 서둘러 피해를 최소화하는 순발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주민들도 당국의 손길만 믿지 말고 산사태 우려가 있는 등 위험지구는 스스로 대처하든지 아님 대피를 서두르는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해때 마다 문제되는 구난체계의 구축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