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신화' 쏜다

입력 2001-06-22 15:38:00

'라이언 킹'이승엽(25)이 최단경기, 최연소 200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의 위용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2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1대3으로 뒤진 8회말 한화 김정수의 5구째몸쪽직구를 통타, 우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1점홈런을 뽑아내 역대 6번째(표참조)로 개인통산 200호 홈런을 달성했다.

20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는 20년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6명이 됐지만 이승엽은 선배들의 행보를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고지등정을 자축했다. 이날 홈런으로 이승엽은 시즌 18호를 기록, 롯데의 펠릭스 호세를 제치고 단독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이 만든 200홈런은.

지난 95년 프로데뷔후 7시즌 816경기만에 2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은 이만수가 보유했던 최단경기 200홈런 종전기록(936경기)을 120경기나 단축시켰다. 또 24세10개월3일의 이승엽은 장종훈의 최연소 200홈런기록(28세4개월11일)도 3년6개월 앞당기는 저력을 보였다.

이만수가 10시즌 만인 지난 91년 9월17일 200호 '처녀봉'을 등정한 이후 원년멤버 김성한이 데뷔 14시즌만인 95년에 두번째로 200고지에 올랐다. 이어 장종훈이 1년 늦은 96년 8월20일 10시즌 만에 20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이승엽은 통산 310홈런으로 홈런 최다기록 보유자인 장종훈보다 3시즌을 앞당겨 장종훈의 아성을 무너뜨릴 유일한 선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대를 잇는 슬러거 경쟁.

이만수가 80년대를 대표하는 제1세대 홈런타자라면 장종훈은 90년대 제2대의 최고슬러거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장종훈은 90년대 후반부터 이승엽에게 홈런왕의 자리를 내주며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승엽은 어느 선수도 오르지 못한 시즌 50홈런고지(54개)에 오르며 제3대 홈런왕의 자리를 굳혔다.

앞으로 최소 10여년간은 홈런부문에서 이승엽의 아성이 무너지리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현역선수 가운데 이승엽이 넘어야 할 선수는 3명. 양준혁은 올 시즌, 김기태는 적어도 다음 시즌 중에 추월이 가능하고 장종훈도 쇠퇴기에 접어들어 통산 홈런 1위는 시간문제.

▨이승엽, 홈런몇개나 칠까.

이승엽이 올 시즌 20여개의 홈런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올 시즌말에는 통신 220여개의 홈런이 예상된다. 평균 30개가 넘는 수치다. 25세인 이승엽이 이만수가 은퇴한 38세까지 활동한다고 보면 남은 시즌은 13년. 연평균 30개만 치더라도 390개를 더 칠 수 있다는 셈법이 나온다. 그러면 통산 500개를 훌쩍 넘긴다. 34세의 노쇠한 장종훈이 많이 쳐야 400개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전망돼 이승엽은 부상없이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전무후무한 '홈런왕의 전설'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엽은 본격적인 홈런포를 가동한 97년부터 올 시즌까지의 평균치는 한 해 평균 40여개에 이르러 30대후반의 하향세를 고려하더라고 많게는 600홈런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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