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세무조사 공방

입력 2001-06-22 00:00:00

2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진념 경제부총리를 출석시킨 가운데 5천56억원대에 달하는 언론사 세금추징 결과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또 민주당의 거부로 한나라당 단독으로 열린 문화관광위에서도 의원들은 "매체간 갈등을 유발시켜 언론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짙다"며 목소리를 높혔다.

○…재경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부풀리기 억지투망식 조사였다"고 따진 반면 여당 의원들은 "낼 세금은 내야 한다"며 세무조사의 적법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언론이라는 단일업종에 대해 5천억원 이상의 추징금은 중대사건"이라고 비난했으며 박종근 의원은 "세무조사의 상례를 벗어난 특수성격의 조사로 기업회계와 세무회계가 다를 경우 종전에는 기업회계를 인정해 주면서 이번에는 모두 추징대상으로 삼은 것은 일탈사항"이라고 추궁했다. 정의화 의원은 "60일 동안, 1천여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 솥바닥의 누룽지까지 박박 긁는 식의 세무조사를 벌였다"고 했고 나오연 의원은 "국세청 발표는 언론사들이 탈세를 해왔다는 말인데 그동안 세무당국은 무엇을 했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지난 94년 조사때는 김영삼 대통령이 세금을 깎아주기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으나 세무행정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안된다"면서 적법절차를 밟아 세금추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장영신 의원도 "세금을 어떻게 매기느냐보다 어떻게 징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고 강운태 의원은 "낼 세금은 내야하나 일시납부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언론사에게는 분할.대납 등 방안에 관심을 가져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진 부총리는 "언론사별 내역은 국세기본법에 따라 밝힐 수 없으며 세금납부와 관련, 법적으로 보장된 구제절차를 제외하고 언론사와 사적으로 협상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는 대답에 야당 의원들이 그 의미를 재차 묻자 진 부총리는 "아직도 이런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단독소집된 문광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론몰이로 언론을 매도하고 언론구도를 입맛대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병국.남경필 의원은 "국세청이 6, 7개 언론사에 대해 검찰고발 운운한 것은 정권이 칼자루를 계속 쥐고 비판적 언론의 목을 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현경대 의원은 "이번 세무조사가 누구의 지휘로 이뤄졌는지 반드시 그 배후를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고흥길 의원은 "현 정권이 언론사에 대해 엄청난 세금을 추징하고 사주의 사법처리를 시사한 것은 매체 간 갈등을 유발하고 언론구도를 입맛대로 재편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향후 국회 재경.정무.문화관광위 연석회의를 열어 세무조사의 문제점과 의도를 규명키로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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