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철두철미한 사람을 가리켜 흔히들 '독일 병정 같다'고들 한다. 독일인들 스스로도 합리적이고 철저한 '게르만정신'을 자랑스레 여긴다.
매사 철저한 독일사람이고 보니 세계2차대전의 마무리 또한 깔끔하다. 우선 나치 전범(戰犯)에 대해서는 시효(時效)없이 철저한 응징을 원칙으로 한다. 2차대전이 끝난지가 언젠데 지금까지도 나치 전범이라는 단서만 있으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붙들어다가 법대로 집행한다. 그야말로 독일인들은 전쟁도 철저히 하고 반성 또한 무섭게 하는 지독한 '독종'(?)이라고나 할까.
독일이 19일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정권에 강제 동원된 노역자들에게 보상금을 송금하기 시작했다. 집단 수용소에서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키려고 했던 노동자에게는 1인당 6천600달러씩, 유대인 생존 피해자는 1인당 4천400달러 등 모두 독일 돈으로 100억마르크(5조5천억원)를 보상키로 한 것이다. 독일인들이 나치 패망이래 46년만에 정부 50억마르크. 기업50억마르크씩 각각 출연, 기어이 보상하게된 것은 "결코 인간을 대량 살육하는 전쟁은 용납될 수 없다"는 인류의 양심 선언으로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이제 역사의 중요한 장은 끝나지만 도덕적인 끝은 없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는 디터카스드로푸 유엔주재 독일대사의 말은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민의 양심의 가책의 소리가 아닐까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독일의 동맹국인 일본의 소행은 괘씸하기만 하다. 멀쩡한 남의 나라를 뺏어 놓고도 식민지배가 좋은 일도 했다고 궤변을 늘어놓지 않나, 안가려고 발버둥치는 처녀들을 마구잡이로 유린해 놓고도 돈 받는 공창(公娼)은 당연하다는 등의 망언을 소위 중진급 정치인이라는 작자들이 늘어놓더니 급기야는 역사 교과서마저 왜곡시키고 있으니 독일인들의 전후(戰後) 처리와 비교하면 참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된다. 일인(日人)들이야 최근 국가적 리더십이 무너지고 국민 결집력이 흩어지자 일본 정신인 야마도 다마시(大和魂)를 고양시키기 위해 역사교과서까지 날조하며 발버둥치며 광분하는 모양이지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꼴 아닐까. 오히려 섬나라의 속좁은 근성만 드러내 보일뿐 절대로 세계의 지도국이 될 수는 없다는 느낌만 갖게한다. 잘못한 것에 대해 당당히 반성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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