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신규 분양하는 사업자들이 '분양가 자율'이라는 점을 악용, 지역 아파트 분양가를 최고치로 끌어올려 아파트 값에 거품을 불어넣는 등 부동산시세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사업자들은 분양률 제고와 재건축사업 수주를 목적으로 "분양 즉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며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오는 23일 재개발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황금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은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대구의 아파트 중 가장 높게 책정, 일부 조합원은 물론 입주 희망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황금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이 책정, 조합원들에게 통보한 평형별 평당 예정 분양가는 20평형(전용 15평) 340만원, 21평형(18평) 370만원, 28평형(23평) 425만원, 32평형(26평) 455만원, 41평형(33평) 475만원, 48평형(39평) 505만원, 52평형(43평)과 56평형(46평) 545만원, 61평형(52평) 555만원 등이다. 32평형 기준 대구시내 유명 아파트 매매가가 평당 400만~420만원선이란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턱없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시공 참여의사를 밝힌 업체가 "사정에 따라 인상요인이 생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분양시점에서 분양가 추가 인상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이 높은 분양가는 대구의 주택업체들이 기존 아파트 시세 또는 그 이하로 분양가를 결정하는 상식을 깬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재건축사업자 신청을 해놓고 있는 롯데건설과 화성산업 관계자가 "준공 때 2천만~3천만원선의 프리미엄은 책임진다"며 선전하는 방식으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주택업계와 부동산업계에서는 "앞으로 수성구지역에 대단위 아파트가 잇따라 건설되는 데다 재건축아파트 시장도 넓어 당분간 아파트가격 상승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높은 분양가 책정이 아파트시세를 크게 올리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 입주민들이 더 큰 평수를 분양 받는데 드는 추가 부담 때문에 결국은 재건축 아파트에 살지 못하게 된다"며 시행업체의 수익금을 줄이는 대신 분양가를 낮추는 방법을 검토할만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동아감정평가법인 이태국씨는 "이처럼 높은 분양가로 재건축할 경우 일반분양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은 분양가에도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오는 2005년 입주 때까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분양가를 책정했으며, 위치가 좋아 분양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20일 분양계약을 끝낸 수성구 황금동 '화성고려파크뷰'도 평당 분양가를 48평형 451만원, 54평형 460만원으로 종전의 아파트 신규 분양 때보다 크게 높였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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