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4백여명 관리 보호관찰소 업무과중

입력 2001-06-21 00:00:00

대구보호관찰소(소장 김현철) 소속 김학로(52) 보호관찰관이 지난 16일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 추진력이 강해 '불도저'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지난해 법원의 명령에 불응해 잠적한 보호관찰대상자 60여명의 소재를 파악해 구인, 전국 최고의 구인 성적을 올리기도 한 열정파.

그러나 건강했던 김씨도 격무를 이기지는 못했다. 그는 직원 3명과 함께 대구 달서구 등 6개 시, 군, 구의 보호관찰대상자 1천여명을 관리하며 공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했으며 토요일인 사고 당일에도 오후 5시까지 보호관찰대상자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안동지소에 근무하는 한 사무관은 만성피로를 견디지못해 최근 병원에서 1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올들어 하위직 10여명이 업무과중을 이유로 사직했다.

우리나라의 보호관찰대상자는 모두 14만여명으로 보호관찰 전담 직원 1명이 400~500여명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보호관찰관 1명이 30~40명을 관리하는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치. 이에 따라 보호관찰 전담 직원들은 대상자들의 준수사항 이행여부를 철저히 감독해 건전한 사회복귀를 지원하기는커녕 월 1회인 대상자 면담에도 바쁜 실정이다.

대구보호관찰소 한 관계자는 "보호관찰관 등 직원 확충없이 효과적인 보호관찰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업무 환경을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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