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벤처 '알짜기술'국내외 호평

입력 2001-06-19 14:28:00

지역 IT벤처 상당수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지만 핵심기술을 보유한 IT업체는 불경기를 모른다. 지역 IT벤처중 (주)디토정보기술과 (주)웰컴정보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 (주)디토정보기술은 '지문인식 알고리즘'과 '스마트카드 운영체제'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국내외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정상급 '검색엔진 기술'을 보유한 (주)웰컴정보시스템은 쟁쟁한 국내 경쟁사를 물리치고 국회 회의록시스템 구축 주간사로 선정됐다.

디토(www.dittotech.co.kr)는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계박람회 'MTA2001'에 '지문인식 도어 락'을 출품, 전세계 바이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00여명의 바이어와 상담을 벌였고 박람회 현장에서 싱가포르의 에어로 소닉사로부터 300세트(2억3천만원 상당)를 수주했다.

디토는 지난해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FVC2000(지문인식검증대회)에 참가, 지문인식 기술의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지역예선을 거쳐 세계 25개사가 본선에 오른 이 대회에서 디토는 'TOP 10'에 올랐다. 특히 디토의 지문인식 기술은 인터넷 상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국내 10여개 사가 지문인식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나 이중 자체 지문인식 알고리즘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는 4개사에 불과하다. 또 인터넷 상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은 디토와 니트젠 2개사만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사회문제화하면서 인터넷 보안솔루션으로 지문인식 시스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디토가 '인터넷 지문인증 솔루션'을 선보이자 코리아닷컴, 드림엑스를 비롯한 포털사이트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현재 사회 문제화한 이메일 해킹과 프라이버시 보호 등은 '지문인증 이메일 시스템'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디토는 또 스마트카드(IC카드) 인증 프로토콜 및 응용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스마트카드 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한 곳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디토 뿐이다. 스마트카드 관련 기술과 지문인식 기술을 결합하면 또다른 시장이 열린다. 현재 대구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화폐사업의 경우, 기존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면 '전자화폐 IC카드 분실=현금분실'의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나 IC카드에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하면 '본인만 쓸 수 있는 맞춤형 전자화폐'가 탄생, 카드분실에 따른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지문인식형 스마트카드는 또 도서대출 학적관리 은행통장 등을 겸한 학생증, 의료카드, 각종 선불카드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주)웰컴정보시스템도 한글과 컴퓨터, 대우정보시스템 등 국내 정상급 경쟁사를 물리치고 '국회 회의록 시스템' 구축 주간사로 선정돼 침체된 지역 벤처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8일부터 6개월간 진행될 이 시스템 구축사업이 마무리되면 국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국회 회의록을 원본 그대로(PDF) 볼 수 있게 된다. 또 검색 속도가 크게 향상돼 '정보검색'이 한결 손쉬워진다. 이와 함께 웰컴정보시스템의 '자동생성 프로그램'은 국회속기사의 기록을 추가 입력작업 없이 곧바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어 연 2~3억원의 국회예산을 절감시킬 전망이다. 웰컴의 국회 회의록 시스템 수주는 올해 1월 완공한 대구시의회 회의록 시스템 구축을 통해 얻은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다. 대구시의회 시스템에다 'PDF기능'과 '자동생성 프로그램'을 추가한 것.

국내 정상급 '검색엔진 개발 능력'을 핵심기술로 보유한 웰컴은 전자결재, 전자문서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웰컴은 이번 국회 회의록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회의록 시스템 시장'의 표준을 주도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240여개 기초 및 광역의회 중 회의록 검색 시스템을 갖춘 곳은 10% 정도. 그것도 회의록을 스캔해 저장했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듯 일일이 필요한 내용을 대조해 찾아봐야 하는 원시적인 형태가 대부분이다.

최경규 대표는 "이미 경기, 전남 지역의 지자체에 제안서를 제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며 "의회의 회의록을 의원별.주제별.항목별 등 필요에 따라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되면, 참여민주주의는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 전문가들은 "핵심기술을 갖지 못한 벤처는 벤처가 아니다"며 "핵심기술을 보유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핵심기술을 팔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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