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식 못지 않게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었는데…'.조희옥(54.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한다. 2차례에 걸친 뇌수술을 받고 의식조차 희미한 상태로 병원에 누워있는 딸 미래(21)의 얼굴을 볼 낯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꼭 20년전. 조씨는 부모를 잃고 오도갈데없는 신세였던 다섯살배기 '미래'를 입양했다. 남편과 헤어진 뒤 식모살이, 노점상 등을 하며 혼자 어려운 삶을 이끌어나가던 때였지만 미래의 딱한 형편을 보고 모른체 할 수 없었던 것.제대로된 보호를 받지 못해 얼굴이 핼쑥했던 미래는 조씨와 함께 살면서 건강하고 명랑한 아이로 자라났고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마쳤다. 입양사실도 기억하지 못하는 미래. 조씨는 딸을 위안삼아 열심히 일했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미싱자수학원도 차려 꾸려나왔다.
행복은 불행이 있어서 더욱 값진 것일까. 조씨에게 불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평소 건강했던 미래가 지난 달 초 갑자기 쓰러진 것.
뇌출혈에다 머리에 물이 차오르는 수두증. 미래는 의식을 잃었고 2차례나 뇌수술을 받았다.
한달여만에 겨우 의식을 찾았지만 혈관에 문제가 있는데다 뇌막염 증세까지 있어 앞으로도 추가수술이 불가피한 상황.
미래의 회복이 더딘 것도 고민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엄청난 수술비. 벌써 1천여만원에 육박하는 치료비가 들었다.
외환위기 이후 학원의 수강생이 줄어 한달에 50만원을 쥐기조차 빠듯한 조씨에게는 천문학적인 돈. 추가수술이 필요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치료비가 청구될지, 조씨는 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제 친딸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쓰입니다. 치료비도 제대로 못대는 자격없는 엄마가 괜시리 아이를 데려와 고생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제 자신이 한없이 미울 따름입니다". 053)942-4627.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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