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 플레이'구미공연

입력 2001-06-16 15:24:00

희망없는 현대에 대한 풍자와 유머가 이어지는 젊은 감각의 창작 뮤지컬, '더 플레이(The Play)'가 이달 30일과 다음달 1일(매일 오후 4시, 7시 30분) 모두 4차례에 걸쳐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김수경 작, 김장섭 연출, 김소연 음악감독의 이 작품은 초연된 지난 99년 '오 마이 갓(Oh My Gods)', 2000년 '갓(Gods)', 그리고 올해 '더 플레이'로 타이틀을 바꾸며 꾸준히 수정, 보완돼 왔다. 특히 타이틀까지 이처럼 바꿔 버리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영화와 달리 매 공연때 마다 업 그레이드가 가능한 무대예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셈.

또 유준상, 노현희, 임춘길, 방정식씨 등 호화 캐스팅에다 김장섭-김소연, 임춘길-유보영 부부(배우)와 조재국-김명희 예비부부(배우) 등 세쌍의 커플이 한 무대를 꾸몄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게임의 논리에 의해 실재와 허구가 전도되는 우리의 현재를 강렬한 음악에 실어 풍자한다.

퇴근길 버스 정류장에 모인 사람들이 이상한 놀이에 빠져 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떤 것을 두고 떡볶이라 되뇌 최면에 빠졌다. "빵" 소리에 깨어 나는 게임이다(게임1-떡볶이).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만나 사랑하던 여인이 검사와 결혼하려 하자, 결혼 게임 속에서 소원을 풀려 하는 폭력배 보스도 있다(게임2- Keeping Love). 현실에서 패배한 남자가 사이버 상의 사이비 교주에 굴복해 성과 권력을 맛본다(게임3-환타지). 3개의 단막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뮤지컬은 록, 레게, 힙합 등 서구 팝에서 뽕작을 변용한 노래까지, 모두 18곡의 다양한 곡을 선보인다.'떡볶이는 나의 목자시니' '사랑이 보이지 않아' '뜨거운 것이 좋아' '곧 오실거야' 등 다양한 음악이 한국 뮤지컬의 현재를 가늠케 한다(심상학등 3인 작곡). 괴담 시리즈 등 젊은이들을 은밀히 사로잡고 있는 주술적 풍경을 강렬한 음악에 실어,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1위까지 부상했던 전력을 다시 확인할 기회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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