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의 시민단체에 대한 자성론은 지극히 당연한 지적으로 시민단체가 지향해야할 옳은 방향 제시를 했다는 평가를 내릴만하다.
이 총장은 '헌법등대지기'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하게 된 동기를 통해 시민단체의 현 위상에 대한 고언(苦言)을 쏟고 시민단체가 과감하게 '자기변신'을 꾀하지 않으면 설 자리를 잃게된다는 자성론을 제기, 국민적 공감대는 물론 각 시민단체에게도 '쓴약'으로 작용하리라 판단된다.
우리의 시민단체 활동은 80년대 민주화과정에서 처음으로 그 실체나 위력을 보이기 시작해 이 정부 들면서 '건전한 비판세력'이란 사회운동의 한 장르로 정착, 이젠 엄청난 시민의 결집된 힘을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 동안의 성과중 구체적인 사안도 많지만 가장 큰 업적은 전세계 NGO(비정부기구)가 그러하듯 우리사회에도 이젠 '시민비판세력'으로 굳건히 터전을 잡았고 그 위세는 점차 커지고 있다는 걸 꼽을 수 있다.
이들 시민단체의 건전한 비판에 견뎌낼건 이젠 그 어떤 권력이나 재벌, 정부기관도 없다는게 시민단체가 일궈낸 성과라 할 수 있다. 거기엔 말없는 시민들이 그들의 옳은 주장에 공감하고 있는게 바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 우리의 시민단체가 짧은 시간에 엄청난 힘을 내면서 자기 스스로의 모순, 비합리성에 젖으면서 이총장의 주장대로 무오류의 환상에 젖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해엔 모든 시민단체가 모여 스스로 그 문제해결을 위한 자기비판의 토론을 가진적도 있다. 이는 바로 이 단체의 원천인 시민들의 호응도가 없다는데서 그 근본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 대표적인게 일부에서 정부단체로 혹평할 정도로 너무 친정부적이라는 것과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이나 명백한 실정(失政)에 침묵하는 행태가 관변단체로까지 오해하게 만든 요인이다. 또 지난 4·13총선시민연대가 보여준 실정법무시행태는 원래의 취지조차 퇴색시켰고 급기야 법원으로부터 불법행동이란 판결까지 받아 시민단체의 존립기반이 흔들렸던게 사실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불법운동을 옹호하는 발언까지 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게다가 일부 간부의 성추문 등 도덕성마저 도마에 올랐고 최근 의료개혁운동에서도 정부의 준비소홀을 알면서도 의사만 계속 성토한건 시민단체의 정체성마저 의심받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따라서 이 총장의 정부와의 건전한 갈등관계유지, 합법성, 관료화·정부의 전위대 역할 청산이 시민단체가 지향해야할 점이라고 강조한건 '시민단체개혁 선언'으로 반드시 구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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