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대피시켜라

입력 2001-06-16 12:12:00

'지구를 태양으로부터 안전하게 대피시켜라'

지름 140만km로 지구의 109배인 '수소덩어리' 태양이 점점 팽창해 수성, 금성, 지구 등 태양계 행성을 차례로 태워버릴 것이라는 '태양 팽창설'이대두하면서 지구를 지킬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미 우주항공국(NASA)의 기술진과 천체과학자들이 추정하고 있는 지구 멸망시기는 50억년 후. 이 때가 되면 태양이 수명을 다해 바깥층이 부풀어 적성 거성이 되면서 태양계 전체를 집어 삼키게 된다.

하지만 지구 생명체의 멸망시기는 이보다 훨씬 빠른 5억년 후라고 천체과학자들은 주장한다. 태양이 서서히 팽창함에 따라 태양의 열방출로 5억년후면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60도로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지구의 물이 마르기 시작해 대기중 수분의 비율이 10~20%를 차지하게 된다. 이 수분도 산소와 수소로분리된 뒤 수소는 우주로 사라져 버린다. 이 과정에서 바다가 대기중 탄소를 모두 흡수함에 따라 식물이 멸종하고 그 결과 지구에서 생명체가 사라질 것이란 주장이다.

결국 지구가 뜨거워지기 전에 태양계를 돌고 있는 지구 궤도를 태양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해야 지구의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된다. NASA의 그렉 로프린 박사와 돈 로리캔스키 박사는 소행성이나 유성의 중력을 이용, 태양계의 지구 공전궤도를 수정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유성이나 소행성을 지구 근처까지 유인, 유성과 소행성의 중력으로 지구의 공전 속도를 증가시켜 지구가 천천히 태양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유성과 소행성이 지구를 스치듯 지나간 뒤 목성이나 토성 근처까지 갔다가 거대한 목성과 토성의 중력을 받아 다시 엄청난 속도로 지구로 접근해 스쳐 지나가면 자체 중력으로 지구를 끌게 된다.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해 지구의 공전 속도를 서서히 증가 시킨다는 것이다.

지구 공전속도를 높이려면 적어도 지름이 100km이상인 유성이나 소행성을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유성과 소행성을 이동시키고 방향을 통제하려면거대한 추진력을 갖춘 일명 '화학로켓'이 필요하다. 이 로켓들을 하나의 띠처럼 소행성의 둘레에 연결, 추진력을 배가시켜 소행성을 움직인다. 하지만 소행성을 이용, 지구를 대피시키는 방법은 '목숨을 건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행성이 중력의 힘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려면 지구를 스치듯지나가야 하나 자칫 잘못해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와 충돌하면 지구가 폭발하는 대재앙이 발생한다.

지구의 위성인 달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구가 현재의 공전 궤도를 벗어나면 지구를 돌던 달도 지구궤도를 벗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구내에는엄청난 기후변화가 몰아 닥치게 된다. 이에 따라 지구 공전속도 증가에 비례해 달의 공전 속도도 함께 높여 줘야한다. 그러나 달의 공전 속도를 높이기 위한뾰족한 방법은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로선 지구를 지키기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되는 한 지구가 쉽게 멸망하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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