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15 1년 축하메세지 교환

입력 2001-06-15 15:19:00

남북 양측은 15일 오전 6·15 공동선언 첫돌을 축하하는 기념메시지를 교환함으로써 지난 3월 제5차 장관급회담 연기 이후 소강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지난 3월 13일 장관급회담 연기 통보 이후 북측이 당국 차원에서 남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오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남북 양측은 메시지 교환을 통해 모두 '화해와 협력의 길'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침체국면인 남북관계의 정상화 복원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은 최근 북미대화를 위한 접촉 재개 등 한반도 주변 상황의발빠른 변화와 어우러지면서 한층 무게를 더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선언한 이후 뉴욕채널을 통한 준비접촉이 시작됐고 조만간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대화가 열리게 됨으로써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라는 북한의 남북 대화기피 요인은 일단 사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향후 북미간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포괄적접근을 내세우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대화기조가 전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 방안이 북한과 현대아산의 △육로관광 △특구지정 △관광대가 조정 합의로 해결됨으로써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 해결된 것도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촉진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정부는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금융권을 통한 지원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북측은 가까운 장래 현대측으로부터 현재까지 받지못하고 있는 밀린 관광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두 조건이 풀려나가고 남북이 정상회담과 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축하메시지를 주고 받음으로써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해 나갈 틀을 복원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번 메시지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순탄하게 풀릴 것을 확신하기는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측은 메시지에서 "민족내부 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북남관계를 우리 민족의 의사와 이익에 맞게 풀어나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자주적 남북관계 진전을 강조했다.

반면 남측은 "하루 속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남북관계 진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해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밝혀 양측간 괴리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의 메시지는 구체적인 제의를 담지 않아 과연 어떻게 남북관계를 복원시킬지에 대한 해법제시가 없는 점이 우리측에서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남북관계를 둘러싼 환경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은 이번 메시지 교환을 계기로 삼아 지난 3월 일방적으로 연기된 장관급회담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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