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강성 노조활동이 마침내 외국투자가들에 의해 공식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해외자본유치에 목마른 한국경제로서는 거의 치명적이다. 지난 12일 한·일 고위 경제협의회에서 일본 대표단은 "한국의 강성노조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일본 기업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고 14일 열린 한·미 자동차협의회에서는 미국 대표단이 "일부 노조원의 강경 행동이 대우자동차 매각협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 미국 CNN방송, 영국 BBC방송까지 "파업이 한국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며 멕시코의 최대 일간지 '엑셀시오르'는 "한국을 배워서는 안된다"고 훈수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면 누가 한국에 투자하려 하겠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과거 수십년간 피땀 흘려 이룩한 한국의 기적(奇蹟)이 노동문제로 인해 실패(失敗)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도 "지난 99년 기준 우리나라가 7.9%로 중국의 30.9%에 비해 크게 낮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외국인 투자회피의 첫째 이유는 바로 복잡한 노사문제다. 노동의 유연성은 국가신뢰도와 직결된다. 세계화 시대에 신뢰는 생명이나 다름없다. 서구의 숱한 선진국 중 노동문제를 지혜롭게 극복하지 못한 나라는 하나도 없지 않은가.
이제 명분없는 파업은 더 이상 안된다. 특히 당국의 어정쩡한 대응자세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수조원의 빚을 안고 워크아웃 중인 기업까지 파업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위한 투쟁인지 노동계의 반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절박한 상황인데도 당국은 그럴듯한 대책회의 한번 하지 않았다니 통치역량은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지금 제2의 도약을 향해 매진해야 한다. 정치적 무능과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우리의 국부(國富)가 훼손되는 것을 인내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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