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30만명 전쟁·섹스산업 종사

입력 2001-06-14 14:25:00

어린이는 어른들의 영원한 '봉'인가?전쟁과 섹스 등 어른들의 이기적인 탐욕으로 숱한 어린이들이 고귀한 생명과 깨끗한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 미 USA 투데이지는 12일 "전세계에서 3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41개국에서 전투요원으로 동원되고 있으며 일부는 위험한 지뢰제거 작업과 스파이, 심지어는 위안부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혹한 아프리카=전쟁과 기아,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서 어린이들은 더이상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에이즈 창궐로 부모가 숨진 '에이즈 고아'의 경우 그 비극의 참상은 말로 표현키 어려울 정도.

8천만명에 이르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현대판 노예'와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매춘, 구걸, 건설공사 등의 강제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이 숫자는 1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베냉 정부가 노예로 추정되는 어린이들을 태운 나이지리아 국적 선박을 조사한 결과 이들 어린이들은 불과 14달러(한화 1만8천원)의 몸값에 노예로 팔린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노동기구는 지난 5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포럼에서 "아프리카 범죄조직들이 어린이 인신매매로 매년 7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나 몸값은 대부분 14달러에서 140달러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5세 미만의 소녀들이 가정부로 일하고 있으며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에서는 겨우 8세된 소녀들이 가정부나 매춘부로 일하고 있다는 보고서는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 일대에서만도 매년 20만명의 어린이들이 아동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거래되고 있다. 특히 특정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처녀와의 성관계를 통해 에이즈를 치료할 수있다는 미신이 확산, 소녀 인신매매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선진국의 위선=아동노예의 공급처는 아프리카이지만 경유지 또는 수요처가 유럽 등 선진국 사회라는 점에서 '어린이 권리'를 외치는 선진국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납치돼 오는 곳은 주로 베냉,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가봉, 가나, 코트 디부아르, 말리, 나이지리아, 토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나 주 수입국은 벨기에와 영국, 이탈리아이며 독일과 스페인은 주된 경유지 역할을 하고 있다. ILO의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우 매춘부의 60%가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집계되고 있다

'인권국가'를 자랑하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서만도 30만~40만명의 어린이가 매춘에 동원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화로 인해 어린이들이 성 착취자들의 수요에 따라 한 지역에서 다른지역으로 쉽사리 매매될 수 있는 것도 한 원인이며 방대한 섹스 관광 조직과 인터넷을 통해 손쉬운 어린어 성노리개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

◇어린이 노동력 선호 이유=각국 정부가 계속해서 어린이들을 전투나 노동 등에 동원하는 이유는 유지비용이 싸고 희생시키더라도 전력이나 농장·기업경영에 큰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또 분별력없이 잘 복종하며 살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전투에 능하고 부끄러움이나 수치에 대해 사실상 무지하기 때문에 매춘사업 투입에도 훨씬 수월하다.

이들 어린이들은 음식과 기본적인 의료혜택이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도 노동이나 전투투입이 가능하고 학대와 구타, 강간 등 위해에도 반항하지 않는 등 노동력 통제가 손쉬운 점도 '어린이 노예'가 증가하고 있는 한 이유다. 전투에 동원되는 어린이의 경우 최근 3년간 병사 숫자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으나 동원되고 있는 국가는 30개국에서 41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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