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변국 나토 가입 반발

입력 2001-06-14 14:30:00

유럽을 순방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등 미국 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으나 프랑스, 독일 등 주요 회원국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나토회원국들은 또 미국이 추진중인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폐기문제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표명, 미국의 주요 군사.외교정책에 대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미사일 방어체제=독일, 프랑스 등 나토 주요 회원국 정상들은 미사일 방어체제가 새로운 군비경쟁을 불러와 세계안보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다.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연설을 통해 "미사일 방어기술의 현실성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계획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나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나토동맹국을 설득하는 데 진전을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폐기=부시대통령은 ABM 협정이 냉전시대의 유물로 폐기돼야 마땅하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ABM조약이 세계안보의 초석"이라며 "미사일방어계획과 별도로 탄도탄미사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 이라고 촉구했다.

◇나토회원국 확대문제=나토 정상들은 내년 11월로 예정된 프라하 차기 정상회담에서 나토 회원국 확대를 위한 협상을 갖기로 합의했으며 이번에 나토 가입 후보국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등 발트해 및 구 동구 공산권 9개국이 나토 가입을 희망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자국과의 접경국가라는 점을 들어 나토의 회원국 확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