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방 지연은 마이너스 효과

입력 2001-06-14 00:00:00

남북관계의 진전 여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달려 있으며 김 위원장이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속 미룰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13일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6.15 1주년'에 즈음해 한국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전 이후 볼수 없던 화해 분위기가 감돌고 이산가족, 남북철도, 투자협정, 국방장관회담 등 여러 분야에서 진전이 이룩되는 등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은 한반도 분단역사에 획기적인 분수령이 됐다는 점에 대부분 의견을 같이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답방 등 상응 조치가 뒤따르지 않아 남북관계가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북측의 진의를 의심케하고 있으며 한국은 장기적 과제인 북한의 개방.개혁을 놓고 단기적 효과에 집착하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미국 외교협회(CFR) 한반도 정책 특별반 간사는 "김 위원장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윌리엄 페리 당시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의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을 1년반이나 미루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한국이 곧 선거 정국에 돌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피터 벡 한국경제연구원 연구부장은 "공은 북한 쪽으로 넘어갔으며 김 위원장이 현명하다면 연내에 서울을 답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서울이나 평양 모두 남북 관계가 미국 정책에 좌우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며 스스로 화해할 의지만 있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태평양센터 소장은 "장기전에서 단기 효과를 노린 게 잘못이며 한국 정부는 국민의 기대치부터 낮춰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북한은 겉만 변하려 하고 있을 뿐 내부 체제의 실질적인 변화는 없는 상황이므로 앞으로도 급격한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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