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기업 한마음-물을 아낍시다 절수 확산

입력 2001-06-11 14:46:00

"물을 소중히 생각합시다!"이번 가뭄 사태를 계기로 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면 우리나라도 심각한 물 부족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제시된 뒤 곳곳에서 절수 운동이 벌어지고, 피해만 부각시켜 대형 저수지 건설을 반대하던 일부 주민들도 태도를 바꿀 태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구미시청은 연말까지 1억여원을 들여 7천700여가구에 2만3천여개의 절수기를 설치, 연간 22만t의 물을 절약토록 추진키로 했다. 청도 용암온천은 최근 긴급 절수운동에 들어 가 가동 중이던 온천공 두개 중 한개의 사용을 중단하고 수도꼭지를 모두 절수형으로 교체해 물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온천 정한태 대표는 "가뭄이 더 심해지면 개발된 7개 온천공을 전부 가동해 논밭에 물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도군 청도목욕탕을 주2일 휴무토록 하고 가뭄이 더 심해지면 격일제 휴무까지 실시할 것을 검토 중이며, 군교육청은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에게 북부지역 가뭄 피해 현실을 가르치고 가정 물 아껴쓰기 운동을 벌이도록 유도케 했다.자주 물 부족을 겪어 온 포항시청은 이미 작년 3월부터 각 가정 수도꼭지에 절수기를 설치토록 3천원씩의 재료비는 물론 설치비까지 지원 하고 있다. 1만4천700여가구가 절수기를 달았고, 2003년까지는 5억원을 들여 4만가구로 늘릴 예정이다. 흥해읍 김무웅(44)씨는 "절수기를 단 후 물이 10% 정도 절약되고, 수압이 센 지역에선 절약률이 20%나 된다"고 했다.

경산시청도 작년부터 1억원을 들여 57개 아파트 단지 1만4천650가구의 양변기.수도꼭지에 절수기를 설치해 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양변기 물을 1회 13ℓ에서 10ℓ로(소변 경우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아파트 가구들은 연간 25t(1만6천여원)을 절약, 시내 전체로는 2억1천100만원의 수도 요금을 줄였다. 정평동 한솔 1차 아파트 서정연 관리소장은 "450가구 양변기에 절수기를 단 후 월 400여만원이던 수도 요금이 매월 340만원 선으로 줄고 물은 600t 정도나 절약하고 있다"고 했다.절수에는 공장들도 못잖게 적극적이어서, 포철은 지난 1월부터 생활오수.빗물을 공업용수로 재활용함으로써 원수 사용량을 하루 5천t씩 줄였다. 이로써 하루 17만t씩 공급받던 물을 9만8천t까지 줄여 영천댐 절수에도 기여하면서, 연간 5억여원의 경비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하루 15만t의 공업용수를 쓰는 구미공단에서 삼성.LG.코오롱 같은 대기업을 포함한 100여개 업체들이 폐수 재활용률 높이기에 나섰다. 하루 1만4천t을 쓰는 삼성코닝은 작년 50%에서 64%(9천t)로 재활용률을 높였고, 앞으로는 80%까지 끌어올려 연간 2억원정도의 물값도 절약키로 했다. 시청도 조례를 개정해 공업용수를 재활용하는 기업에는 수도물 사용 요금의 30%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최윤채.김성우.이창희.이홍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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