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달라진 모습들-민원 등 시민편의 위주 활동

입력 2001-06-09 15:00:00

경찰이 달라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연해지고 있다. 보다 친절해졌고 대가성 돈을 거절하는가 하면, 시민들이 더 편리하도록 갖가지 제도를 바꾸고 있는 것.

영천 자양파출소는 충효리 조복례(69) 할머니 등 역내 홀로사는 노인 3가구가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자 순찰차로 식수를 날라다 줬다. 안동 용상파출소 지원식 소장과 직원들은 성곡동 일부 주민들이 식수(지하수) 고갈로 어려움을 겪자, 물통을 사 지난 1일부터 매일 아침 순찰차로 홀로 노인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오후에는 동사무소측과 함께 전체 18가구에도 용수를 공급 중이다.

김천 역전파출소는 지난 6일부터 열차 승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갖고 다니기 불편한 물건을 맡아 보관해 주고 있다.

청도 풍각파출소 각북 분소는 포돌이 독서방을 만들어 어린이.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독서방에는 생활법률 관련 서적, 어린이 독서용 책 등 700여권도 갖춰졌다. 이 덕분에 초교생들은 숙제와 공부방으로 활용하고, 주민들은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 이재균 분소장은 "이 지역은 비교적 치안 수요가 적어 분소의 한쪽 방을 개조해 주민 사랑방 겸해서 만들었더니 예상보다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칠곡 경찰은 의사를 오토바이 면허 출장 시험장으로 초청해 필요한 신체검사까지 해 줘 농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지난 4일 실시한 동명면 현지 출장 원동기 시험에는 경찰공제회 소속 의사 한 명이 초청돼 현장에서 출장 신체검사를 해 줬다. 종전엔 농민들이 오토바이 면허를 따르면 먼저 병의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아 와야 해 불편하게 여긴 주민들이 응시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성리 김성수(56)씨는 "그동안 원동기 면허를 못따 애 태우다 현장에서 신체검사도 하고 합격까지 했다"며 즐거워 했다. 경찰서 김영보 교통계장은 "올해 7차례 있을 시험을 모두 이같이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주 서면파출소 직원들은 농번기 경운기 국도 운전이 위험하자 가을 추수 때까지를 경운기 특별보호기간으로 지정,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순찰 중 술에 취해 지그재그로 경운기를 운전하던 김용주(59)씨를 발견해 순찰차로 건천읍 신평리 집까지 태워 줬다. 이 파출소는 일찌감치 담장을 헐어 면민 공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영천 화산파출소 정병기(32) 순경은 지난 2일 금호강 둔치 수풀 속에 흩어져 있던 만원권 48매와 통장.휴대폰을 주워 주인 최모씨에게 돌려 줬다. 영천서 수사과 이봉철(40) 경사는 민원인이 자신의 승용차 안에 던져 놓고 간 현금 30만원을 다음날 포돌이 양심방에 신고했다. 같은 과 김영포(40) 경사도 "사건을 친절하게 잘 처리해 줘 고맙다"며 피의자가 몰래 두고 간 현금 10만원과 꿀단지를 포돌이 양심방에 신고했다.

영천 화북파출소 박기택(28) 순경은 순찰 중 길에서 고장 난 승용차를 발견하고 타이어를 갈아 줬으며, 이를 고맙게 여긴 운전자가 순찰차에 넣어 준 현금 2만원을 포돌이 양심방에 신고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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