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건강 365일-모유 왜 좋을까

입력 2001-06-05 15:17:00

우리나라는 방송매체 등을 통한 우유 광고를 허용하는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은연중에 신생아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어머니를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유를 아기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정하고,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모유를 먹이는 산모들이 자꾸만 줄고 있다. 그러나 조제기술이 발달하여 아무리 모유와 비슷하게 분유를 만들었다 해도, 우유는 송아지에게 좋은 것이고 아기에게는 엄마 젖이 가장 좋다.

◇모유와 아기의 성격

모유는 아기에게 엄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어려운 출생 과정을 거쳐 세상에 생명을 내민 아기는 엄마와의 첫 피부 접촉을 통해 엄마의 냄새를 맡고 안도한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잊지 못하는 엄마의 품은 출생 후 처음 맛보는 엄마의 젖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아기는 엄마의 젖을 빨면서 사랑과 애정이 듬뿍 담긴 엄마의 시선을 느끼며, 미래를 준비한다. 그래서 모유를 먹고 자란 사람은 성격이 온순하며, 매사를 긍정적을 생각하며, 인생을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모유는 영양소의 보고(寶庫)

엄마 젖에는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질병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할 수 있는 각종 면역물질과 성장에 필요한 요소들이 풍부하다.

출생 직후 모유는 아기의 장을 보호하여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의 흡수를 막아준다. 그리고 락토훼린, 리소자임, 보체, 핵산단백, 필수지방산, 사이토카인 등 면역물질은 치명적인 장질환을 비롯하여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아기를 지켜준다.

요즘 분유회사에서 광고하는 '오메가-6', '오메가-3' 계열의 지방은 오히려 모유에 더 풍부하다. 머리를 좋게 만드는 성분으로 알려진 'DHA' 'ARA'도 모유에 풍족하게 들어있다. 모유를 오래 먹이면 이이들의 학습능력이 좋아진다는 보고도 있다◇모유와 설사

모유를 먹는 아기는 대개 묽은 변을 자주 보게 된다. 엄마들은 설사를 하는줄 알고 걱정을 하게 된다. 잦은 설사변 때문에 엉덩이가 무르거나 이로 인해 아기가 보챌 때는 당황하여 소아과를 찾기도 한다. 이런 경우 모유를 중단하고 우유를 먹이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모유는 아직 덜 발달된 아기의 장을 보호해 준다. 모유는 소화가 잘 되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아 변이 묽으며 자주 보게 되어 있다. 젖을 먹이는 횟수가 많을수록 변도 잦아진다. 처음 한달간은 대개 5~8회 정도 자주 보며, 점차 장이 안정되고 젖먹이는 횟수가 일정해지면 2~5회 정도로 안정된다.

변을 자주보면 항문주위 또는 엉덩이가 헐거나, 염증이 올 수 있으므로 변을 본 후에는 항상 미지근한 물로 씻어줘야 한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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