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가 총기 난사 네팔국왕 피격사망

입력 2001-06-02 14:18:00

네팔의 나라얀히티 왕궁에서 1일 밤 총격이 벌어져 비렌드라(55) 국왕을 포함 10여명의 왕족이 사망했다.

네팔군 고위 관계자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왕족 정례 만찬에서 디펜드라(30) 왕세자가 자신의 혼사문제를 두고 아이쉬와랴 왕비와 다투면서 무차별 총기를 난사, 국왕과 아이쉬와랴 왕비 등 왕족들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가 소식통에 따르면 디펜드라 왕세자는 자신이 고른 신부감을 반대한데 대해 왕비와 갈등을 빚어왔다는 것.

이와 관련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은 없다고 밝혔고 사망자는 국왕 부부와 니라잔 왕자, 쉬루티 왕자비, 디펜드라 왕세자 등 모두 8~13명인 것으로 전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수나 사건의 진상은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디펜드라 왕세자는 영국 이튼칼리지에서 공부했고 왕위계승자였다.

한편 사고발생 후 국왕의 동생인 갸넨드라 왕자를 왕궁으로 데려오기 위해 헬기 1대가 카트만두 서남쪽 치트완에 급파됐으며, 추밀원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왕위 계승자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렌드라 국왕은 지난 72년 취임, 절대권력을 누려왔으나 민주화 요구에 눌려 지난 90년 입헌군주제와 다당제를 도입했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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