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워크숍' 의미 크다

입력 2001-06-01 14:42:00

민주당은 역대 어느 정당보다 민주주의를 강조한 정당이다. 그러나 운영은 어느 정당보다 비 민주주의적이었다. 왜냐하면 아무도 총재 앞에서 노(NO)라고 말 못했고 또 비선 조직의 의존도가 높았으며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소위 정풍파 파동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민주적 소양은 깊은 정당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의 지적처럼 정풍을 주장하는 초.재선의원들이 공식라인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하는 등 해당행위에 가까운 행동을 보여도 이를 수용한 것 자체가 민주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31일 있은 의원 워크숍에서 정풍파 의원들이 내놓은 개선안들은 거의 민주정당의 완성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들이었다.

이제 공은 김대중 대통령에 던져져 있다. 민주적 정당의 완성이 우선인지 레임 덕 방지 등 통치질서가 우선인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위기에 빠진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통치질서가 먼저 일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완성이 바로 통치질서의 완성으로 이어진다는 필연성으로 보면 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지금은 인심이 거의 완전히 돌아섰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가 아닌가. 이 시점에서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민주당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의약분업 사태와 안동수 전 법무장관 추천 등과 같은 국정혼란은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반성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비선(秘線)조직의 의존도나 하수인격으로 전락해 버린 당의 위상문제가 관계가 있는 것은 확실한 것이 아닌가. 비선조직으로 인해 법과 제도는 무시되었으며 당의 위상문제로 정당정치라는 자체가 희미해 진 것 아닌가.

이번 정풍파동은 그래도 민주적 토론과정이 있었다는 점과 민심을 읽고 개선해 보려는 의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의 눈에는 긍정적으로 보였다. 따라서 민심을 천심으로 안다면 적어도 운영 시스템의 개선만은 있어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