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의 모의 지방의회

입력 2001-06-01 12:14:00

"학교 주변 오락실은 학생들의 탈선을 부추기고 있는 만큼 절대 금지해야 합니다" "아닙니다. 오락실도 관계기관의 철저한 감독과 학생들의 자율의식만 뒤따르면 좋은 여가선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적 금지는 반대합니다"

중학생들이 지방자치의 올바른 이해와 바람직한 토론문화 정착, 민주적 가치의 형성을 위해 기초의회에서 모의의회를 열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 능인중학교(교장 조정래) 학생 42명은 오는 4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의회에서 모의의회를 연다. 초.중.고 학생들이 구의회에서 모의의회를 여는 것은 대구에서 처음이다.

이날 학생들이 처리할 안건은 학생생활위원회의 '외국문화의 무분별한 모방 금지에 관한 조례안'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학교주변 오락실 설치에 관한 조례안' 등 청소년들이 생활주변에서 흔히 겪는 주제 2건.

의장 이종엽(15.3년)군을 비롯한 학생들은 각각 의장단, 의원 등으로 나뉘어 안건상정, 질의, 답변, 토론, 표결 등 의회 의사진행 과정을 그대로 거쳐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또 구청 공무원, 의회 사무국 직원 등의 역할도 학생들이 맡아 구청측의 입장을 나름대로 제시하거나 의사진행을 돕게 돼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학생들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회의 역할, 기능에 대한 기초강의와 회의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 등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모의 의회가 끝나면 수료증을 받는다.

의장 이종엽군은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의회에 대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확한 의회 용어를 공부하는 모임을 갖는 등 학생들이 행사준비에 열심"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모의 의회는 수성구의회(의장 마학관)가 학생들에게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알게 하고 시민의식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취지로 준비됐다.

수성구의회는 오는 10월 수성여중 학생들을 초청하는 등 모의의회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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