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쓰레기 다시 극성

입력 2001-06-01 00:00:00

쓰레기 불법 투기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아파트 단지, 주택가 등지에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얌체족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특히 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은 쓰레기는 청소차도 제때 수거를 하지 않아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악취에다 파리, 모기 등 해충까지 들끓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위생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밤 9시쯤 대구시 동구 서호동의 주택가 골목길.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봉투에 담긴 쓰레기 더미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더미에서 흘러나온 오수가 길에 고이고 악취를 풍겨 지나던 사람들이 코를 막았다.

같은 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 달서구 대곡동 한 아파트 단지의 공영주차장 옆.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고 파리떼마저 들끓고 있었다.

주민 김모(60)씨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남들이 보는데도 불법쓰레기를 버리는 주민들을 자주 목격한다"며 "불법쓰레기는 청소차도 제때 수거해 가지 않아 날씨가 더워지면서 악취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불법 투기가 늘면서 대구시와 각 구청 홈페이지에는 쓰레기불법투기를 단속해 달라는 주민들의 호소와 신고전화도 쇄도하고 있다. 단속건수도 올 3월 현재 1천17건으로 지난 2월보다 400여건이 늘었다.

그러나 각 구청은 적은 인력과 주민 신고에 의존한 단속으론 불법투기를 근절할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실토하고 있다.

8개 구·군의 단속인원은 149명에 불과, 서구청의 경우 10명의 공무원이 17개동을 단속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 불법투기된 쓰레기는 수거되지 않아 단속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악취를 풍기며 며칠씩 방치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쓰레기불법 투기를 단속해 달라는 주민들의 신고가 하루 2, 3건씩 들어온다"며 "적은 인력으로 단속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만큼 시민 스스로 성숙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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