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는 더이상 담배꽁초를 찾아볼 수 없어요'31일은 세계금연의 날. 청소년 흡연율이 갈수록 높아져 많은 학교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대구 서부공고는 이같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화장실에 자욱한 담배연기, 곳곳에 어지럽게 널린 담배꽁초를 이 학교에서는 구경하기 힘들다.
1년전만 해도 서부공고 역시 흡연학생들로 골치를 앓았다. 전교생 1천800여명 중 담배를 피우는 학생의 비율이 남학생은 43%, 여학생은 35%였다. 학생 10명 중 4명이 담배를 피웠던 것. 그러나 올 5월 현재 남녀 학생의 흡연율은 각각 7%, 5%로 떨어졌다.
학교에선 각층 복도마다 '금연'표지판을 붙여 금연의지를 복돋웠다. 가장 많은 흡연이 이뤄졌던 화장실에는 흡연의 폐해를 보여주는 그림이 내걸리고 액자, 꽃을 비치해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만들었다. 금연지도전담 교사들은 솔선수범 담배를 끊었다. 쉬는 시간엔 교내를 돌고, 방과 후엔 학생들이 주로 찾는 오락실과 PC방을 찾아 흡연 학생들을 지도했다.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학생은 금연상담을 받고 봉사활동을 하도록 했다. 그래도 계속 담배를 피우면 부모를 학교로 데려오도록 하고, 반성문을 쓰게 했다. 또 의사 등 전문가들을 초청, 금연교실을 열어 금연의지를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김모양(3년)은 "교내에서 흡연을 하다 세번이나 걸릴 정도로 담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며 "선생님들의 격려와 금연프로그램 덕분에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젠 전국 각지의 학교들이 서부공고에 금연교육 자료를 요청하고 견학까지 오는 등 청소년 금연성공의 본보기로 꼽히고 있다. 이홍희 교장은 "학생들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금연지도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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