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대우차 및 채권단이 본격 인수.매각 협상에 돌입함에 따라 GM이 제출할 인수제안서에 담길 인수대상 및 인수가격, 또 향후 협상절차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과 대우차는 GM이 대우차를 오랫동안 실사한 만큼 제안서에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상과정에서의 쟁점은 △부평공장 포함 여부 △고용승계 방식 △대우차의 부채탕감폭 △신설법인 세금 감면과 양측 지분 구성 등이다.
◇인수대상=부평.군산.창원 등 3개 승용차공장과 대우차판매, 대우캐피탈, 대우통신 보령공장 등 국내 자산과 폴란드 FSO공장 등 12개 해외 생산 및 25개 판매법인이 매각 대상이다.
우리측은 물론 '일괄매각'을 기대하고 있지만 GM측은 경쟁력 있는, 필요한 사업장만 골라 가져가는 '선별인수'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데다 고용에서도 우리측은 '전원승계'를 원하고 있으나 GM은 인수 사업 부문에 합당한 인력만 받아들이는 '선별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장과 인력의 선별인수는 이미 지난해 10월 인수의향서 체결시 결정된 사항그러나 GM의 인수 대상에는 국내 사업장이 대부분 포함될 것이라는 것이 대우차 주변의 관측이다.
GM은 시설노후화와 강성노조 등을 이유로 부평공장 인수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으나 한국 정서와 부평공장의 중요성 등을 감안, 최종적으로 인수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 관계자는 "GM이 지금까지 부평공장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호주 홀덴사에서 수입했던 2천㏄ 및 2천500㏄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 부평공장 부지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연말께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GM이 고용과 관련, 선별승계를 원칙으로 하더라도 대우차가 정리해고 등을 통해 7천여명의 인력을 자체 감축한데다 국내의 모든 사업장이 넘어가는 것을 가정한다면 실질적으로는 전원승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대우차측은 기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상황'을 감안, 부평공장을 포함하더라도 반대급부로 큰 폭의 부채탕감이나 신설법인의 세금감면 혜택을 요구할 개연성도 있다.
대우차판매는 지분인수 방식이 아닌 필요한 사업부분만 가져가는 자산인수 방안이 유력해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해외 사업장에 대해서는 일부 공장이나 판매법인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가능성이높다.
◇인수가격=GM측은 인수제안서에서 일단 인수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GM은 채권단에 주는 돈, 즉 인수가격을 별도로 표시하기보다 인수 후 운영자금과 시설투자 등 투자액수를 포함한 포괄적인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순수 인수가격은 GM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즉 GM은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총 얼마를 들이겠다'고 밝히고 그 범위에서 협상을 해가면서 인수가격과 투자금액을 유동적으로 정함으로써 인수가격이 높아지면 투자가 줄어들고, 대신 인수가격이 낮아지면 투자가 늘어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는것이다.
지난해 포드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제시한 70억달러도 이같은 개념이었던 것으로알려졌다.
즉 르노삼성의 경우처럼 초기 인수대금은 가급적 적게 하고 단계적으로 벌어 갚겠다는 방안으로, 대우차 정상화가 최소 3, 4년 걸릴 것이므로 앞으로의 투자비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GM측의 논리.
어쨌거나 지난해 대우차 경쟁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는 GM측이 이번 대우차 인수를 위해 제시할 가격은 지난해 포드가 내놨던 금액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며 20억, 30억달러선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협상절차=협상과정에서 새로운 걸림돌이 생기거나 여론의 향배에 따라 협상이 언제 마무리돼 새로운 법인이 출범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
그러나 양측은 일단 '언제까지 끝내자'는 마무리 시한을 정해 두고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GM이 인수제안서를 내면 대체적인 합의사항을 바탕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2, 3개월간의 정밀실사를 거쳐 최종계약서를 체결하게 되며 새 회사가 설립돼 인수 대상 사업장을 자산인수방식(P&A)으로 넘겨받게 된다.
또 GM측은 우리 정부.채권단에 최대 49%의 지분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채권단이 지분 일부를 현물 출자할 가능성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프랑스 르노와 삼성자동차가 지난해 3월 계약서를 체결한 뒤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아 9월1일자로 르노삼성이 출범한 사례를 되짚어보면 새 회사가 출범하는 것은 적어도 연말이나 내년초나 돼야 가능한 셈.
대우차 관계자는 "일단 계약서가 체결되면 나머지는 기술적인 부분이어서 한보철강과 같은 전례만 되풀이되지 않는다면 대우차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협상은 보안 등을 이유로 홍콩 등 제3의 장소에서 열릴 전망이다.
◇걸림돌=인수대상과 인수방법, 인수가격, 세제지원 여부 등에 대한 우리측과 GM의 입장이 '지금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일치하지 않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예컨대 채권단이 선별인수를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전제할 경우 협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GM측은 자신들이 국제적 관례에 맞춰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여론 등이 이에 대해 국부유출 등을 비난하는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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