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텃밭 일구기 강행군

입력 2001-05-30 00:00:00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9일 오전 예천 공항 도착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지역을 순회하고 밤늦게 상경하는 강행군을 통해 하루종일 영남지역 텃밭갈기에 전념했다

0..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퇴계종택을 찾은 이 총재는 퇴계 이황 선생의 종손 이동은(93)옹으로부터 '해와 달 같이 일관되고 치우침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라는 의미의 공심여일월(公心如日月)이라는 친필 휘호와 퇴계 후손들의 생활지침서인 대보잠(大寶箴) 영인본을 받고 상황버섯으로 답례했다.

이어 퇴계 사당 참배를 마친 이 총재는 50여명의 지역 유림대표들과 헛제사밥으로 식사를 함께했다.

한편 유림대표들이 동성동본 금혼조항 개정과 호주제폐지 관련 법안에 대한 사견을 묻자 "사회가 급변하는데 따라 다양한 요구가 있게 마련"이라며 "국민정서를 고려하고 전통을 지키는 선에서 풀어가겠다"고 답했다.

(안동)

0..최초의 사액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방문한 이 총재는 제복을 갖춰 입고 지역유림들과 함께 회헌 안향 선생의 위패를 모신 문성공묘(文成公廟)을 참배한 뒤 서병극 도감으로부터 앞으로 정치를 잘 해달라는 의미로 퇴계 이황 선생이 선조 임금에게 바쳤던 '성학십도(聖學十圖)'영인본을 전달받았다.

또 예천군 감천면 가뭄 피해 지역과 중국산 수입 마늘로 타격을 입고 있는 의성군 단촌면 마늘 농가를 찾아 농민들을 위로했다.

(영주)

0..오후 3시부터 동대구 호텔에서 열린 도지부 정책개발위원회 창립총회에는 이의근 도지사를 비롯 지구당 위원장 전원과 당 소속 단체장과 도.시.군 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현안 발표와 임명장 수여식 등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오늘 농민들을 만나며 극한 상황에 몰린 아우성을 들었다"고 운을 뗀뒤 "한때 세계 10대 교역국이었으나 이제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으며 이런식이면 미래가 없으며 여야를 떠나 국가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며 민생 우선 정치를 강조했다.

또 "국가혁신위를 만든 것도 이런 정책을 추진키 위한 것이며 이제 여당과 싸우거나 국민에게 하는 일을 포장해 보이지도 않을 것"이라며 정국 운영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0..이어 열린 도지부 후원회 행사에는 이 총재와 이 지사를 비롯 김기배 사무총장과 경북지역 지구당 위원장 전원을 비롯 1천여명에 이르는 당원 및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뭇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상배 도지부장은 "한나라당은 경북을 주축으로 한 영남이 심은 묘목으로 우리가 키워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 및 대선에서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이 총재는 "경북에 오면 가슴이 찡하며 어려울때 보여준 사랑을 항상 기억한다"며 경북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이날 후원회에는 불국사 성타 주지스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며 대구 출신 백승홍.윤영탁.박창달 의원을 비롯 노희찬 대구상의 회장과 하영태 달성상의 회장, 영남대 이상천 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 총재를 하루종일 수행한 이 지사는 후원회 인사말을 통해 "탁월하신 영도력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큰 몫을 해달라"고 주문하는 등 깍듯하게 이 총재를 예우했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눈도장을 찍으려는 당 소속 단체장과 예비 후보들이 대거 몰렸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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