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민주당은 지금 심각한 내홍(內訌)을 앓고 있다. DJ의 가신(家臣)그룹인 동교동계와 이에 맞선 초.재선의원 중심의 소장파들이 당정 쇄신의 정풍운동을 둘러싸고 힘 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권력실세인 중진들이 '청와대'어른의 의중을 내세워 소장 의원들을 무마하려 하지만 막무가내, 급기야는 내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이번에는 공동여당인 자민련에서는 파트너인 민주당의 아픔일랑 아랑곳없이 엉뚱하게도 'JP 대망론'이 벌써부터 춤을 추며 나돌아 다닌다. JP가 여권의 단일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요지의 이 문건은 "3김이 차기정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JP외엔 대안이 없으며 JP가 나설 경우 충청.호남표에다 영남표의 분산이 기대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대결에서 승산이 기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과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 이 DJ와의 회동을 무시, 자신의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협의회에 참석하겠다고 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문 시장은 28일 오전10시30분으로 예정된 협의회가 두달전부터 약속된 것인만큼 같은 시간에 예정된 월드컵조직위에서의 DJ접견장에는 부시장을 보내겠다고 한 것. 결국 이 문제는 한나라당측이 양보, 일정을 낮12시20분으로 늦춤으로써 일단락됐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권 때도 시장이 감히(?) 대통령의 초청을 사양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인만큼 그 까닭이 무엇인지 갸우뚱하게 된다. 내년 선거를 앞둔 문 시장으로선 대통령의 막강한 통치력보다 야당총재의 공천권이 더 무서웠던 것일까.
▲YS는 측근을 통해 "퇴임 1년전부터 레임덕을 느꼈다"면서 민주당이 초.재선의원들의 당 쇄신 요구를 둘러싸고 내분에 휩싸인 것은 DJ가 레임덕을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는 것이다. DJ의 임기가 21개월이나 남은 벌써부터 레임덕일까 싶지만 정치9단인 YS의 훈수까지 있고 보면 왠지 찜찜한 느낌이 앞선다. 가뜩이나 국정이 흔들리는 터수에 레임덕까지 겹친다면…. 설마 싶으면서도 최근의 정치권에서 불거지는 양상을 보면 잘 되리라 믿는 한편으로 걱정스런 구석이 없지 않은 것이다. 옛 선비도 '섬돌 앞에 떨어진 한잎 오동잎 에서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階前梧葉 已秋聲)하지 않았던가.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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