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방-뜸

입력 2001-05-29 15:26:00

뜸이란 쑥을 피부 위에 놓고 약 60~70℃의 열로 인체의 경혈을 자극해 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쑥을 이용한 뜸법은 북방에서 발달하였다. 북쪽 지방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고 햇빛이 적고 지대는 높아, 바람은 차고 땅은 얼어 있었다. 인체 내부가 차게 되어 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뜸요법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뜸은 일종의 온열자극이다. 양기(陽氣)를 따뜻하게 하고 가라 앉은 것을 끌어 올리며, 기혈(氣血)을 활발히 움직이게 해 병을 치료한다. 뜸 치료를 할 때 피부에는 화상독소가 생긴다. 피부에 있는 단백이 열에 의해 분해되어 생긴 것이다. 이 화상독소는 혈청에 흡수되어 혈액 속의 적혈구, 백혈구 등을 증가시켜 인체의 면역반응을 활성화한다. 약이나 침 등 다른 방법으로 효과가 없는 병도 뜸치료 후 낫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뜸이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촉진시켰기 때문이다.

뜸을 뜬 후 화상독소(구창)가 꼭 생겨야 치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뜸에는 직접 피부 위에 놓고 불을 붙여 뜨는 직접구와, 소금 마늘 생강 등을 밑에 놓고 그 위에 뜸을 두고 불을 붙이는 간접구가 있다. 뜸치료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간혹 간접구를 활용하는데, 이 때는 구창은 생기지 않지만 뜸 효과는 충분하다. 오히려 뜸 치료 후 황색의 화농이 생기면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여름철이나 더운 날씨에는 직접구를 사용하면 감염이나 심한 화농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뜸을 많이 뜬다고 해서 병이 빨리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뜸 뜨는 횟수는 환자의 병증 체질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보통 하루 1회, 3~5장 정도가 적합하다. 급성질환에는 1, 2회의 뜸으로 낫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만성 질환에는 2, 3개월씩 반복해서 뜨고, 일정한 휴식기를 가진 후 다시 치료를 해야 한다.

뜸은 치료 혈위가 정해지면 한의사가 아니라도 가정에서도 쉽게 뜰 수 있다. 그런데 한 번에 많은 양을 뜨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정해진 양보다 훨씬 많이 떠서 화상을 입는 수가 있다. 뜸은 한자로 구(灸)라고 하는데 '오랠 구(久)'와 '불 화(火)'가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다. 약한 불로 천천히 오랫동안 해야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이승우교수(경산대부속 대구한방병원 침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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