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노골적인 역사왜곡으로 그들의 선조가 저지른 만행을 감추려 하고, 한국은 이를 저지하려는 각계의 다양한 노력과 더불어 '우리역사 홀대'라는 자성론으로 온나라가 들끓고 있다.
내부적인 힘이 결집되기만 하면 언제나 한반도로 총칼을 겨누었던 일본의 군국주의 망상과 야욕에 우리는 다시 맞닥뜨려 있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100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구한말의 시대적 상황이나 새 세기의 문턱에 선 지금이나 열강의 이권다툼에 둘러싸여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나라의 꼴이 달라진 게 무엇인가. 더구나 그때보다 더 안타깝게도 남북이 갈라져 산지 반세기가 넘었다.
한세기전의 국내외 정세를 답습하는 듯한 오늘의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과거의 역사를 거울삼아 내일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한다. 일본 군국주의가 우리네 한 여인에 대해서가 아니라 이나라의 심장에 야만적인 칼날을 들이댔던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재조명해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파란만장한 정치사를 관통한 비극의 황후. 강신재의 역사 장편소설 '명성황후'(소담출판사)는 그래서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려는 지금 읽어볼만 하다. 명성황후란 한 여인의 일생과 구한말 열강들에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모습을 여성작가의 시각으로 첫 서술한 소설.
지난 5월 타계한 여류작가 강신재의 명성황후는 맛깔스런 우리말로 당시의 시대상황과 백성들의 고민 그리고 황후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은 전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것도 없이 곤궁하게 살던 촌가 소녀 민자영, 어느날 꽃가마 타고 대궐에 들어왕비가 되다"(1권). "명성황후는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2권). "암호명 '여우사냥' 명성황후를 시해하라"(3권).
민자영의 왕비 책봉부터 시해사건까지, 명성황후 일대기와 황후를 둘러싼 사람들의 숨막힐 듯한 정치.사회 이야기가 오늘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설 명성황후를 읽다보면 오늘의 난국을 풀어나갈 화두가 숨어 있을지도….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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