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가뭄이 이어지자 하천이 말라붙으면서 물고기들이 떼죽음당하고, 물은 없는데 오폐수는 계속 배출됨으로써 오염과 악취가 심각한 실정이다.
예천지역 경우 하천 대부분이 고갈돼 메기·피라미·뱀장어 등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28일 예천읍 한천과 상류 지천들이 고갈되자 물고기 수천마리가 하천바닥에 배를 드러내고 하얗게 쓰러져 죽어 있다. 하리면 우곡리 정해진(56)씨는 "이 하천이 완전 고갈되기는 30년만에 처음인 것 같다"며, 하리면~예천읍 사이 20여㎞에서 물고기 씨가 말랐다고 했다.
유수량이 거의 없는 지경이 되자 하천 오염도 심각해졌다. 청송·영양 등에서 나오는 오·폐수 및 축산폐수는 처리시설이 없어 그대로 방류된 채 임하댐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축사 밀집지구인 안동시 서후면 대두서리·죽전리, 와룡면 서현리 등지의 소하천에는 말라 버린 하천 바닥을 가축분뇨와 생활오수가 뒤덮어 악취는 물론 해충이 들끓는 등 망신창이가 돼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수까지 오염돼 하천 굴착으로 물을 확보하고도 농용수 사용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영양지역 경우 올 4, 5월 강우량이 평균 8.9㎜ 및 9.6㎜에 불과, 작년 84.3㎜ 및 53.5㎜의 10~15% 수준에 그침으로써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일월산 하천들부터 먼저 바닥을 드러냈고, 어떤 가뭄에도 물길이 끊긴 적 없었다는 영양의 젖줄 반변천에서는 자갈에 낀 이끼들이 말라 죽을 정도이다. 반변천 지류인 동천(청기면)·장군천(일월면)·주남천(석보면) 등은 더 일찍 말랐다.
농민 김문현(65·일월면 도곡리)씨는 "계곡이 깊어 어떤 가뭄에도 장군천 물길이 끊어진 해는 없었는데 올해는 하천바닥이 드러나 물웅덩이를 파 양수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영양군 입암면 흥구들·방전들, 청기면 당리 경지정리 지구, 수비면 계리들 등은 황량하게 내버려져 있다. 모내기를 한 논이 전무한 것.
청송에서는 임하댐 상류인 파천면 구간 옹점천도 무려 6㎞나 고갈돼, 신기 1,2리, 옹점·송강1리 농경지 60여㏊가 말라 있다. 문경에서는 좀체 바닥을 드러내지 않던 영강(농암면~영순면 사이 40여㎞)과 신북천(문경읍~마성면 사이 16㎞) 곳곳이 바짝 마르면서 하천 굴착과 양수 작업으로 들판이 온통 경운기 소리로 요란하다. 공평·갈평 등 저수지의 저수율도 5%대로 떨어졌다.
상류에서 물을 퍼쓰는 바람에 임하댐의 유입 수량조차 초당 0.1t이 채 안돼 임하댐의 수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하류 가뭄 때문에 지난 19일부터는 방류량까지 초당 13t으로 늘렸기 때문. 그 결과 수위는 하루 10여㎝씩 떨어져 전기를 생산치 못하게 되는 발전 사(死)수위(137m)에 바짝 다가섰다. 임하댐 수위는 1995년 7월8일에 137.4m까지 떨어져 최저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예천·권광남기자 kwonkn@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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