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국제전화 도용 차단-외국인 항의 빗발

입력 2001-05-26 14:56:00

JCI 아.태대회를 비롯, 외국인이 몰려오고 있는 때에 한국통신이 국제전화 도용을 막는다는 이유로 공중전화의 동남아 국가 발신을 봉쇄, 국제 망신을 사고 있다한국통신은 지난 14일부터 공항 대형호텔 유명 관광지 등이 위치한 44개 주요 지역을제외한 전국 14만5천여대 공중전화의 80%에 대해 동남아지역 통화폐쇄 조치를 했다.

대상 국가는 파키스탄,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이란,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몽골 등 10개국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에서는 대구동촌.동대구와 포항, 경주전화국 등 4개 전화국 관할지역을 제외한 공중전화에서 이들 국가로의 통화가 불가능해졌다.

한국통신은 국내에 체류중인 이들 국가출신 근로자들이 공중전화기를 조작, 불법 도용하는 이른바 '폰 프리킹(Phone-Phreaking)'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한달 국내에서 건 4만원 이상 국제 고액통화요금 1억3천만원 가운데 이들 10개국으로 통화한 요금은 전체의 70%인 9천100만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 도용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시민들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제청년회의소(JCI) 아시아.태평양 대회에 참가한 필리핀회원 메리(35겳?씨는 "24일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하려 했지만 통화가 안됐다"고 대구지방경찰청에 항의했으며, JCI 아태대회에 참석한 인도네시아인 시스카(38.여)씨도 대회 사무국에 전화불통 사유를 문의했다.

JCI 대회 한 관계자는 "전체 외국 참가회원 4천500명 가운데 이들 국가 회원이 1천여명에 이르러 상당수 회원들이 불편을 겪었을 것"이라며 "모처럼 대구가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질 기회를 맞았지만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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