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히터-제꾀에 넘어간 현대 '여우감독'

입력 2001-05-25 00:00:00

현대전에서 연패를 당한 삼성 김응룡 감독과 독주체제를 굳히려는 현대 김재박 감독은 24일 경기에서 불꽃튀는 벤치싸움을 벌였다.

1대3으로 뒤진 삼성의 6회초 공격. 삼성이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자 현대 김감독은 박한이 타석때 좌타자에게 강한 왼손투수 마일영을 투입했다. 이에 김응룡 감독은 박한이 대신 마무리 리베라의 투입을 포기(경기당 용병 2명 출전규정)하면서까지 오른손타자 마르티네스를 대타로 내 승부수를 띄웠다. 마르티네스가 3루수앞 땅볼을 쳐 일단은 김재박 감독의 판정승. 이승엽의 1루수앞 땅볼로 1점을 따라붙은 김응룡 감독은 2사 2,3루에서 김기태 대신 또 마해영을 대타로 투입했다. 이에 맞서 김재박 감독은 좌투수 마일영을 강판시키고 오른손 투수 신철인을 내세워 맞불작전. 마해영이 삼진으로 물러나 김응룡 감독의 두번째 판정패.

2대3으로 뒤진 삼성의 8회초 공격. 2사후 강동우 타석때 김재박 감독은 잘 던지던 신철인을 내려 보내고 특급소방수 위재영을 투입했다. 그러나 위재영은 4실점(3자책)하며 삼성에 승리를 헌납했다. 22일 3이닝, 23일 1이닝을 던져 구위가 약해진 위재영을 3경기 연속으로 투입한 것이 김재박 감독의 패착. 너무 앞선 방비가 화를 부른 격이다.

야구에서'통계야말로 가장 위험한 거짓말이라는 격언이 있다. 어느 경기보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야구지만 너무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김재박 감독은 제꾀에 넘어간 꼴이 됐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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