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시장 공개사과하라' 요구

입력 2001-05-22 12:23:00

20일 대구종합경기장 개장식 때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연설장면이 대형 전광판에 방영되지 않은 것과 관련, 지역 민주당의 공세가 문희갑 시장에게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대구.경북지부는 22일 7개항의 공개질의서를 대구시에 전달하고 48시간 이내 납득할 만한 해명과 답변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문 시장이 20일 행사에서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명백했던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대구시지부 장태완(張泰玩) 지부장은 21일 대구시를 항의 방문해 문희갑(文熹甲) 시장에게 김 대표의 연설 장면이 경기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방영되지않은 경위를 따지고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장 지부장은 문 시장에게 "이번 행사는 시장의 지휘하에 리허설 행사까지 치렀을 텐데 이같은 일이 빚어져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언론을 통한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시장은 "행사 진행상 여러가지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전광판 방영 내용은 KBS에 위임한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는 전혀 개입되지 않았으며 김 대표에게는 추후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중앙당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안다"고 말해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북도지부는 논평을 통해 "문시장 등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시민의 축제로 치러야 할 개장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면서 "한나라당과 대구시 등은 지역민들에게 공개사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대구시지부도 이날 행사와 관련한 논평을 발표해 "(민주당 인사들이)민주당 대표라는 사람의 연설이 전광판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6만여 대구시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자를 발로 차고 행패를 부리는 가 하면 문시장을 감금, 위협하고 정략적 음모 운운하는 오만과 교만함을 보이고 있다"고 맞받아 쳤다.

한편 행사 실무책임자인 여희광(呂熙光)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경기장내의 행사를 전광판에 생중계할 수 있는 방송자재나 인력 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부득이 입장객들의 편의를 위해 방송사의 도움을 받아 행사장면을 방영했다"면서 "축구 중계방송이 시작되면서 행사장면의 전광판 방영이 중단됐을 뿐 김 대표의연설을 고의적으로 전광판에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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