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 진영의 '후보 조기가시화론' 제기에 대해 타 주자들이 발끈하고 나서 전당대회 2단계 분리론에 이어 민주당 내부를 동요시키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핵심 측근들의 입에서 후보 조기가시화론이 나왔다는 점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위원의 핵심 측근인 원유철 의원은 17일 "당에 대한 민심 악화가 회생불능 상태에 빠지기 전에 이 위원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며 '단계적 가시화론'을 제안했다. 그는 "계보를 떠나 많은 의원들과 만나보니 이대로는 당이 재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주장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이 위원이 당 대표를 맡고 이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당권을 제3자에 넘겨야 한다는 게 그 골자다. 이 위원 계보인 이용삼 의원도 "한나라당은 사실상 후보가 확정된 상태인데 민주당 후보들이 계속 각축만 벌일 경우 국민들은 민주당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야당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측 주장은 곧바로 타 주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 위원측이 동교동계의 2단계 전대론과 김중권 대표의 조기가시화론을 모두 담고 있지만 후보를 자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경제회생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한 측근은 "이 위원이 내년 1월에 후보가 되면 영남 지방선거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전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동교동계는 이 위원측이 자신들의 당권-대권 분리론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데 대해 잔뜩 불만인 것 같다.당의 핵심관계자는 "이 위원측이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동교동계에 정면 도전장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한화갑 최고위원측은 "그러면 동교동계도 밀어내겠다는 거냐"고 발끈했다.
파문이 일자 이 위원은 "내 생각이 아니며 지금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위원 반대 진영에서는 최근 독자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이 위원이 모종의 의도를 갖고 후보 조기가시화론을 제기한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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