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신부 체포때 첩보 보고서 발견

입력 2001-05-17 15:03:00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성 김대건(金大建·세례명 안드레아·1822~1846) 신부가 1846년 서해 백령도 부근인 황해도 등산진에서 선교사의 밀입국을 준비하다 관헌에게 체포될 당시의 첩보 보고서 초고본이 발견됐다.

원주시 흥업면 원주 청학서당 무릉박물관(관장 김재환·46)이 17일 공개한 김대건 신부 체포 첩보보고서는 가로 215㎝, 세로 25㎝ 크기의 한지 두루마리로 당시 상황과 김신부의 행적이 자세히 기술돼 있어 천주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보인다.

'등산진 첨사 정기호가 첩보를 올립니다'로 시작된 이 보고서에는 "1846년 5월 12일 새벽 수상한 배를 조사, 김대건 신부와 연평도 선주 임성용과 선수(선원) 염수 3명을 문책했으며, 짐을 수색한 결과 언해본 성격책 1권과 비단에 그린 성모와 예수 그림이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또 김신부가 15살에서 23살까지 중국에서 서양학을 공부하고 금 10냥과 은 30냥을 가지고 있었으며 관헌에게 쫓기어 다니면서 벙어리 행세를 하고 산속이나 여숙에서 묵었다고 기술돼 당시 천주교에 대한 박해 정도를 짐작케해 주고 있다.

이날 공개된 첩보보고서는 무릉박물관 김재환 관장이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 한 고서수집 동호인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부는 1836년(순조 36년) 중국에서 프랑스 신부에게 영세를 받은 뒤 조선 전교의 책임자 칼레리 신부로부터 신학과 외국어를 배우고 1845년 제주도를 통해 국내에 들어왔으며 1846년 선교사의 밀입국 준비를 하다 체포돼 고문끝에 25세에 순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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