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꽃.나무 "밤새 안녕"

입력 2001-05-12 15:20:00

도로변에 설치되는 조형물이나 꽃나무 등이 마구 없어지고 있다.경산 진량 경우, 읍사무소가 월드컵.대구U대회 등에 대비해 지난달 대구대 가는 도로변 300여m에 심은 팬지 등 꽃이 하루에도 여러 포기씩 도난되고 있다. 이때문에 읍사무소 직원들은 뻐끔해진 화단을 메우느라 바쁘다.

용성면 일대 주요 도로변 꽃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곡란~소촌리 구간에선 단풍나무 20여 그루가 지난 주 밤새 사라졌다. 이런 일을 막으려고 면사무소 측은 영산홍은 아예 꽃을 뜯어 내고 심거나 꽃이 지고 난 후 심는 등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상현 면장은 "승용차 통행인들이 차를 세워 꽃을 캐가는 경우가 잦아, 단풍나무는 못캐가게 아예 지지목을 칠 계획"이라고 했다.

청송에서는 도로변에 옹기.여치집.쇠죽통 같은 푸근한 느낌을 주는 전래 생활용품 등을 길거리에 배치해 방문객들에게 옛정취를 느끼게 하려 했으나, 최근까지 옹기 500여개, 쇠죽통 52개 등이 없어져 버렸다. 이런 물건들은 군민들로부터 기증받아 역내 도로 35km 구간에 설치됐었다. 이 때문에 군수 등은 또다시 설치하기 위해 군민들로부터 쇠죽통 등을 구하느라 바쁘다.

도로변의 사과나무.단풍나무.야생화 등도 분실되기는 마찬가지여서, 올해 6천만원을 들여 심었던 단풍나무 72그루, 사과나무 57그루, 야생화 300여 포기 등이 사라졌다. 이를 막기 위해 박종갑 군수는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와 퇴근 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혼자 차를 타고 순찰을 돌고 있을 정도이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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