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에 자동차전용극장

입력 2001-05-12 15:32:00

대구 외곽지역에서나 구경하던 자동차전용극장이 대구 도심 한가운데 세곳에서 선보인다.

대구 산격동 전시컨벤션센터 옆 섬유제품관 4층(옥상) 2천400평에 150대가 동시 주차해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동차극장 '씨네 스카이'가 5월말 문을 연다. 해당 관청인 북구청의 준공검사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상황.

씨네 스카이 이석현 대표는 "스크린은 가로 22m의 초대형에다 세로는 시네마스코프냐 디지털 비전이냐에 따라 크기가 유동적으로 변하게 된다"며 "재개봉을 해 온 기존 자동차극장과 달리 시내 중심가 극장과 마찬가지로 개봉작만을 올릴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구 자유극장 1, 2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는 세창영상이라는 필름 공급업도 하고 있어 이같은 배경을 자동차 극장운영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이곳 자동차 전용극장의 주 관객 겨냥층은 30대.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아이들이 어려 극장가기를 꺼렸던 이들 신세대가 아이들과 함께 피자나 콜라 등 패스트푸드를 차에 싣고 와 영화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입장료는 1대당 1만2천원 안팎으로 결정될 듯.

대구시 내환동 월드컵경기장 주변 대형버스 주차장에도 자동차전용극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현재 2, 3명이 이를 겨냥해 대구시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최종 결정은 7월쯤 내려질 듯.

현재 자동차극장은 경상여고 교사출신인 권용호(48)씨가 지난 해 3월 문을 연, '팔공산 자동차 극장'(칠곡 가산 삼거리에서 한티재 방향으로 3km쯤에 위치)과 경주 보문단지내 위치한 '보문 자동차극장'이 전부이며 둘다 경북지역에 위치해 있다. 종전 대구 외곽에 위치, 대구지역 유일 자동차 극장인 '냉천 자동차극장'이 있었지만 지난 1월 온천공사로 폐쇄됐다. 권씨는 자동차 극장 운영 결과에 대해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한 팔공산자동차극장엔 아베크족뿐 아니라 주말에 자연과 함께 영화를 즐기려는 가족들이 자주 찾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수지가 맞는 정도는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구 도심에서 자동차 극장이 잇따라 문을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앞으로 영화보는 경향이 변화해 나갈 것"이란 점을 내세운다. 여가를 가족단위로 오붓이 움직이는 개인적 추세가 점점 높아지는 데다 주차가 어려운 시내 한복판 영화관을 찾아 어둡고 공기가 탁한 실내 공간에서 뭐 하나 먹자면 죄지은 듯 옆사람 눈치나 보며 영화보는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동차극장 대구 시대'의 귀추가 주목된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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