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국제행사 치르겠나

입력 2001-05-12 14:17:00

굵직한 국제행사을 치르는 대구시민들의 질서의식이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런 상태서 내.외국 손님을 맞다가는 국제적 망신을 사기 십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내 공원.중심가.공공시설물 할 것 없이 쓰레기, 불법 주.정차, 시설물 훼손, 교통법규 무시, 음주소란, 고성방가, 새치기 등으로 어지럽기 짝이 없다.

이같은 실태는 올들어 경찰의 기초질서위반사범 단속 실적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 전체 위반이 지난해 같은 기간(1~3월)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10만여건에 이른 가운데 오물 투기 2배, 무단횡단은 70%, 금연장소 위반 45%, 음주소란 2배 등의 증가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태

주말이면 5만여명이 찾는 달서구 두류공원. 벤치와 나무그늘 밑에는 나들이객들이 버린 신문지, 음식물 등 쓰레기가 넘쳐나기 일쑤고, 만남의 광장에서 성당못에 이르는 구간은 아예 차량을 이용해 몰래 내다버린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이 공원 문화예술회관 앞 도로는 폭이 15m정도 이지만 불법 주.정차들이 도로 양쪽에 빽빽이 들어차 하루종일 통행불편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국제행사를 앞두고 새로 단장한 두류공원내 화장실 11개는 화장지, 비누, 향수를 비치하기 무섭게 사라지고 있고 심지어 전구까지 빼내 가는 사례도 잦다.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전원스위치나 화장실문, 거울, 변기가 사흘이 멀다하고 깨져나가 지난달에는 수리비용으로 100만원이 들었다"며 "보다못해 화장실마다 환경미화원을 배치, 도난과 파손을 감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팔공산, 앞산 등 대구 인근 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휴일이면 공원곳곳이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고, 쓰레기도 하루 1t이상씩 버려지고 있다.

대구역 지하상가내 한 공중화장실. 화장실문, 벽과 바닥의 타일이 떨어져나가 지난 8일에도 보수공사를 했다. 상인들은 "취객들때문에 화장실 문이 한 달에 한번 이상 부서지고 있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단속

올들어 석달간 불법 주.정차 적발은 9만6천700여건(과태료 39억9천여만원)에 이르고 있고, 쓰레기 불법 투기는 2천428건, 과태료만 2억2천570여만원에 달한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초질서 위반사범의 경우 석달간 10만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9천여건에 비해 27% 증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를 찾는 내.외국인들에게 선진화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단속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들의 성숙한 질서의식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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