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유례없는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미 국무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정부가 유대인 정착촌 지원 예산으로 3억5천만달러를 새로 배정한 것을 강력히 비난했다.
국무부의 필리 리커 대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이 왜 이 시점에 정착촌 예산을 추가로 배정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런 행위는 그러잖아도 터질 것 같은 지역상황을 더욱 위태롭게 하는 자극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도 미국 성명에 즉각 반박했다.
라난 기신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새로운 정착촌을 지으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정착촌의 '자연적인 팽창'을 지원하려는 것 뿐이라며 미국의 성명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기신 대변인은 "아기가 많아져 유아원을 더 짓는게 무엇이 자극적이냐"며 "이 예산은 결코 자극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둘도 없는 맹방으로 알려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처럼 공개적인 비난전을 펼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번 갈등은 지난달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공개적인 이스라엘 비난 이후 샤론 정부의 강경책으로 인한 양측간 갈등의 심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파월장관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박격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일부를 점령하자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해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이끌어낸 바 있다.
국제 전문가들은 최근 사태를 계기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와 샤론 정부간의 밀월관계가 깨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무대에서 거의 언제나 이스라엘 편을 두둔하고 유엔 등 국제회의 표결에서도 항상 이스라엘을 향해 투표권을 행사했지만 최근들어 샤론 정부의 지나친 강경책에 대해서는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유대인 정착촌은 물론 팔레스타인 및 아랍권과의 분쟁 대책, 평화협상 등에 대한 강경책을 고수할 것이 확실시돼 미국과 이스라엘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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