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방한후 남북관계

입력 2001-05-10 00:00:00

방한중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 일행이 9일 '북·미간 곧 대화 재개' 방침을 표명함에 따라 그동안 북·미간 답보에 따라 소강상태를 보여온 남북관계도 활성화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아미티지 부장관을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북·미간 조속 대화,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의 존중 등을 밝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북·미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있어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는 남북관계가 안정국면으로 병행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의 포용정책을 지지하고, 조만간 완료될 대북정책검토과정에서 김 대통령의 견해를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한 대목은 결국 김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 화해·협력정책이 진일보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6월중 북·미대화가 재개될 경우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비롯, 남북관계 전반의 활성화에 관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김 위원장도 지난 2, 3일 방북했던 유럽연합(EU) 의장국 대표인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완료뒤 서울 답방 추진' 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달 말께 열리는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와 미국의 대북정책검토 완료에 이어 내달 초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큰 틀에서의 미 대북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 적어도 하반기부터는 남북관계가 안정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지난 1월 20일 부시 행정부의 출범이후 열리지 못했던 남북장관급 회담, 국방장관 회담, 적십자회담, 경협추진위 등의 재개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대화의 재개가 곧바로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의 윤곽은 포용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세부 내용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논리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함께 "미사일 방어(MD)체제를 추진중인 미국이 어떻게 북한을 포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미뤄 북·미대화가 반드시 낙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북·미대화가 다시 열릴 경우 미사일 문제 등을 놓고 양측간에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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