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돈가뭄 '돈 춘궁기'도래

입력 2001-05-09 12:25:00

농산물 값 폭락세와 농자재 값 인상에다 학자금 인상과 부채상환 등으로 농촌이 '돈 춘궁기'를 맞아 영농자금을 못구해 애틀 태우고 있다.

수확철을 앞둔 경북지역 마늘과 양파 재배농민들은 중국산 수입마늘과 과잉생산등으로 폭락세를 보여 울상이다. 양파 값은 지난 3월 kg당 648원했으나 4월에는 225원으로 뚝 떨어져 버렸다. 마늘값도 마찬가지. 지난 1999년 2천577원하던 난지형 도매값이 지난해는 1천770원으로 내린 뒤 올해는 kg당 1천500원선에 머무는 등 추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작물을 팔아 대학생 두명의 학비를 대는 농민 김윤기(52.구미시)씨는 "가뜩이나 올 대학등록금이 작년보다 대폭 올라 800여만원을 납부하니 농자금이 거들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농협에 농자금을 대출신청했으나 2천만원의 부채가 남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역대학 등록금의 경우 작년에 비해 대구대가 7.9%, 계명대 7.8%, 경북대 5%, 영남대 4.6% 등으로 각각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농협등 금융기관에 빌린 부채상환 압박을 받는 농민들은 요즘 한창 출하되는 각종 과채류 값마저 바닥세를 면치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경북본부에는 2001~2003년까지 갚아야 될 부채 5천462억원 가운데 지난달까지 모두 4천7백86억원의 부채상환 연장을 신청해 놓고 있다.

또한 올들어 농사에 사용될 농약이나 종묘.비료.비닐 등 농자재 값도 작년보다 평균 10~20% 정도나 올랐다. 가축 사료경우 올들어 이미 지난 2월 8~9%가 인상된데 이어 민간사료 업체가 7%정도 추가인상하는 바람에 축산농가마다 수백만원이 넘는 추가부담으로 신음하고 있다.

농민뿐아니라 농자재상들도 외상대금을 제때 돈을 회수못해 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도산위기로 외상기피와 현금거래를 요구, 농민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농자재 대리점하는 박종화(55)씨는 "이달까지 회수 외상대금 2억6천만원중 고작 6천만원 정도만 받았다"며 "거래은행의 독촉으로 직접 농가들을 찾아 외상대금 회수에 나서지만 농민들 거의가 갚을 여력이 없어 고민"이라 말했다.

이처럼 농촌의 돈 가뭄에도 불구, 품삯과 농작업료 등은 지난해보다 15~20% 오른 가격인 남자 5만원, 여자 4만원선이다. 그나마 일손 구하기도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농민 1천9명을 대상으로 한 '농업인 의식구조' 설문조사결과 농사에 대한 만족도는 12.6%(10명중 1명)만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이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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