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책론에 흔들린다

입력 2001-05-09 00:00:00

민주당의 중진 및 초.재선 모임인 '여의도 정담' 소속 의원들이 8일 김중권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인책 등 전면적인 당쇄신론을 제기한데 대해 김 대표가 "걸핏하면 인책론이냐"고 '동지애 부족'이라며 강력히 비판하는 등 민주당 내부가 시끄럽다.

인책론에 대한 김 대표의 즉각적인 일축으로 이 문제가 본격적인 논란거리로 곧바로 등장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지만 출범 6개월째를 맞은 김 대표 체제가 당내외에서 위협받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여의도 정담' 의원 10명은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4.26 재보선 패배로 확인된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당면모를 일신하는 등의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조순형 의원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당 쇄신에는 지도부 인책도 포함된다"며 "특정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김중권 대표의 인책에 대해 참석자들이 이심전심으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왜곡 보고하고 △선거패배의 직접적 원인인 새만금 사업과 대우차 진압 등 현안에 대한 수습책을 소홀히 했으며 △호화골프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 등을 인책론 제기 배경으로 들었다.

일부 의원들의 이같은 주장에 김 대표는 발끈했다. 지난달 일부 재선의원들이 당 정체성을 문제삼으면서 지도부 인책을 거론했을 때와 달리 이날은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4.26 재.보선 패인을 왜곡 보고했다'는데 대해 "뭘 왜곡 보고했다는 말이냐"면서 "엉터리 보고를 하면 대통령이 용납하겠느냐"며 불쾌해 했다.

그는 "우리당에서 아쉽고 부족한 것은 동지애"라고 개탄한 뒤 "오늘 실수를 안하면 내일 실수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때는 모두 도와주고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회의에서 민주당을 왜 만들었느냐. 천하 인재를 모아서 해보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총재 중심으로 당이 단합해야 하는데 (과거) 야당식인 인책론으로 돌파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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