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기계와 더불어 진화해왔다. 기계에는 인간의 본성이 녹아 있다. 첨단 기계문명시대 인간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계를 하나의 도구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네번째 불연속'은 기계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물음을 통해 기계는 인간이 만들어 낸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인간과 기계의 이분법적 사고에 대한 인식전환을 역설하고 있다.
◈'하나의 도구' 인식 탈피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共進化)'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진화사적 관점을 도입, 인간은 기계와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 교류를 하며 다른 동물로부터 진화해 왔다는 연속선상에서 기계와 인간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저자는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첫번째 불연속인 천동설을 깬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인간은 다른 생명체들과 달리 조물주가 특별하게 만든 인격체라는 창조설의 두번째 불연속을 극복한 다윈의 진화설, 이성주의라는 세번째 불연속을 깨고 무의식의 세계를 연 프로이트에 이어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하고 우월한 존재라는 네번째 불연속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과 정신.감정 교류
자신이 만든 기계와 연속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불연속을 극복하면 기계와 기계문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는 것.
저자는 17세기 데카르트와 반대자들이 행한 동물과 기계 논쟁에서부터 소설 프랑켄슈타인, 영화 터미네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석을 통해 과학기술에 의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기계화되는 인간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인공지능 로봇 사이에 놓인 함축적 관계 파악을 시도한다.
또 데카르트, 린네, 파블로프, 새무얼 버틀리와 같은 사상가들이 동물이나 기계에 대비하여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데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도 조망한다.
◈인간과 기계는 연속적 존재
이와함께 인간과 기계 사이의 간격을 좁혀 주고 있는 생명공학, 컴퓨터, 뇌과학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대의 혁명들에 대한 고찰을 통해 기계에서 인간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강조한다.
독자들은 인간과 기계는 새로운 두종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는 저자의 미래상을 통해 고도로 산업화된 세계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성찰의 계기를 가질 수 있다. 브루스 매즐리시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396쪽, 1만8천원.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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