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휴대폰과 한판붙자

입력 2001-05-08 14:26:00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개인정보단말기)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해까지 PDA는 PC(Personal Computer)만 위협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제는 휴대폰의 아성마저 넘보고 있다. 전자수첩과 컴퓨터 기능에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DA가 새로운 기술을 흡수, 휴대폰 기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올들어 PDA는 이동통신 기기로 독자적 길을 걸어오던 휴대폰과 본격적으로 결합해 음성 통화까지 가능하게 됐다.

전자수첩의 정보관리 기능에서 출발한 PDA는 PC와의 호환, 인터넷 접속 등 기술개발을 통해 일정관리, 메모장, 정보검색, e메일 확인 및 전송 등 갖가지 부가기능을 갖추다 드디어 휴대폰 기능까지 겸하게 되었다. 키보드 대신 전용펜을 화면에 대고 글씨를 쓰면 바로 인식, PC처럼 기다릴 필요없이 곧바로 열리며 워드프로세싱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도 탑재, 기존 PC와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

이처럼 비약적 기술발전을 이루고 있는 PDA시장은 장밋빛으로 가득하다. 지난해 국내서 8만대 정도 판매된 PDA는 올해 12만~2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IT분야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그룹은 세계적으로 연 4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PDA시장이 국내에서도 44%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트너 그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국가중 중국 다음으로 한국이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PDA메이커들도 최근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세원텔레콤과 모바일미디어텍이 공동개발한 CDMA2000-1X(IS-95C) 기반의 PDA폰은 대표적 휴대폰 겸용 PDA다. '세계 최초 2.5세대 단말기'라는 이 PDA폰은 정보 관리, 검색뿐 아니라 리더, 프린터, 카메라를 부착해 교통정보단말기 및 영상전화, 디지털카메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새한아이티의 '사이모빌2000', 사이버뱅크의 'PC-E폰', 세스컴의 '럭시안', 컴팩의 '아이팩' 등 2세대 PDA폰이 이미 출시되었다. 휴대폰 기능이 없는 PDA는 50만~60만원대인데 비해 2세대 PDA폰은 70만~100만원선, 2.5세대 PDA폰은 100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PDA보급도 늘어나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전국 집배원들에게 PDA를 지급,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도 보험설계사들에게 PDA를 지급, 고객에게 무선인터넷 서비스 제공하는 등 영업.서비스 직을 중심으로 PDA보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포스트 PC'를 노리던 PDA는 휴대폰 기능을 갖추면서 이제 '포스트 휴대폰'을 겨냥하고 있다. 휴대폰으로 인해 유선전화가 사양길로 접어들었듯이 PDA가 PC를 몰아내고 휴대폰 시장까지 잠식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휴대폰 기반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PDA의 성장추세로 미뤄볼 때 시간이 가면 갈수록 PDA의 위협이 커질 전망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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